19일 시루섬 기적 기념행사...물탱크 생존자 60명 한자리에
김문근 군수 "희생과 단결정신 계승 발전 시킬 것"
[단양=뉴스핌] 백운학 기자 = 1972년 8월 태풍 '배티'로 강이 범람하자 물탱크 위에 올라 14시간의 사투를 벌인끝에 목숨을 구한 단양 시루섬 영웅들이 50년 만에 단양에서 재회한다.
단양군은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을 맞아 묻혀있던 그 날의 긴박하고 극적이었던 시루섬 이야기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오는 19일 기념행사를 갖는다고 7일 밝혔다.
50년전 수해 전 학생들이 시루섬으로 소풍을 온 모습.[사진=단양군] 2022.08.07 baek3413@newspim.com |
50년전 폭우가 내리면서 섬이 물이 잠기자 당시 44가구 234명 주민가운데 198명이 섬의 가장 높은 곳인 지름 약 5m, 높이 6m 크기의 물탱크에 올라 서로 붙잡고 격려하며 버틴끝에 구조됐다.
이 과정에서 백일 된 아기가 압사했다. 아기 엄마는 이웃들이 동요할까 봐 이를 주변에 알리지 않았다는 애달픈 사연도 전해져 온다.
물탱크에 오르지 못한 나머지 주민들은 오두막과 소나무에 올라 사투를 벌였지만 몇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이날 기념행사는 생존자 60명이 충주호 관광선을 타고 고립무원의 섬이 된 고향 땅 시루섬에 발을 내딛는 걸로 시작한다.
50년전 시루섬 주민들이 남한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 = 단양군] 2022.08.07 baek3413@newspim.com |
희생자를 추모하는 천도제와 마을자랑비 이전 제막식 등 식전행사를 마치고 본 행사인 1부 50돌 합동 생일잔치와 2부 영웅들의 이야기가 진행된다.
1부 50돌 생일잔치는 밤새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사람들은 모두가 동갑이니 시루섬에 가서 생일잔치를 하자는 생존자의 염원을 담아 계획됐다.
안타깝게도 50여 년 긴 세월 동안 수몰 이주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단 한 번도 열리지 못해 이날 합동 생일잔치는 기쁨과 회한이 교차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2부 영웅들의 이야기는 시루섬 그날 다큐공연과 생존자 영상 증언, 물탱크 생존 실험 등 다채롭게 구성됐다.
현재 시루섬 모습. [사진=단양군] 2022.08.07 baek3413@newspim.com |
마지막 순서에는 '영웅' 호칭 헌정과 인근 마을주민들의 생존을 기원하며 밤새 불을 밝혀주었던 희망의 횃불도 다시금 점화한다.
김문근 군수는 "당시 주민들은 갑자기 불어난 물로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위기를 극복했다. 한 분은 남을 구하느라 자식 셋을 잃었다"며 "이런 희생과 단결의 정신을 '단양의 정신'으로 계승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baek34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