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고용 둔화의 기준 27만~3만건은 하회
올해 1~7월 미 기업 해고, 전년동기보다 31.3% 감소
5일 발표될 7월 비농업 고용 지표에 관심↑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직전 주보다 늘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 근방까지 올랐다. 뜨거웠던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신호인지 시장에서는 주목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7월 23∼30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직전 주보다 6000건 늘어난 26만건으로 집계됐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였던 7월 둘째주(26만1천 건)에 거의 근접한 수치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5만9000건에 이를 것이라는 로이터 전문가 예상을 웃도는 결과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BMW 공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실질적 고용 둔화 기준 27만~3만건은 '여전히 하회'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미국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6월 초 23만건을 돌파했으며, 7월 중순에는 26만1000건까지 늘며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통신은 이코노미스트들이 실질적인 고용시장 둔화의 기준으로 삼는 27만~30만건을 여전히 밑돌고 있어 노동시장 상황이 여전히 양호한 편이라고 평가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41만6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4만8000건 늘었다. 7월 초와 비교하면 8만3000건 증가한 수준이다.
PNC 파이낸셜서비스의 스튜어트 호프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분기 미국 노동시장은 여전히 좋은 상황이지만, 4월 초 이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늘고 있어 올 여름 뜨거운 노동시장에 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2일 노동부가 공개한 구인·이직보고서(JOLTS)도 미국의 노동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6월 미국 기업들의 채용공고는 1069만800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월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자 시장이 예상했던 1천100만 건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6월 채용공고가 1년 전에 비해서는 여전히 많은 수치이며, 실업자 1명당 1.8개의 일자리가 있는 셈이어서 여전히 노동자 우위의 시장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상점의 구인 공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 7월 챌린저 집계 미 기업 해고, 직전월보다 20.6% 감소...'기업 해고 여전히 낮은 수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11월 이후 최고치 근방까지 늘었지만, 기업들의 해고 규모도 여전히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미국 내 대형 구직·취업 서비스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 크리스마스(CG&C)는 이날 '월간 해고 동향' 보고서를 통해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7월 한 달 동안 직원을 총 2만5810명 해고했으며 이는 직전월보다 20.6% 줄어든 수준이다.
휴스턴 커피전문점의 바리스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올해 7월까지 미국 기업들은 총 15만9021명을 해고했는데, 이는 전년동기보다 31.3% 줄어든 것이자, 동기(1~7월) 기준으로 지난 1993년 이후 최저치다.
감원된 인력 중 대부분은 자동차, 기술 및 금융 산업 종사자로 나타났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자동차 산업이 위축된 데다 고금리로 기술 및 금융 분야에 대한 수요가 둔화한 여파로 풀이된다.
CG&C의 앤드류 챌린저 부대표는 "기업들의 해고가 약간 늘긴 했지만, 지난 2001년이나 2008년 경기침체기와 비할 바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경기 침체에 빠졌다고 해도 아직 노동 시장에서는 (침체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별도로 발표된 미국의 무역적자는 6월 796억달러로 전달에 비해 53억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CNBC에 따르면 전문가 전망치 800억달러보다도 양호한 수치다.
이날의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5일 예정된 7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 발표에 하루 앞서 나온 것이다. CNBC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는 25만8000개 늘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6월에는 37만2000개 늘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용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7월 비농업 고용 지표를 주시하고 있다. 예상에 못 미치는 고용 지표가 발표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연준의 강력한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울 것으로 보인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