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펀드가 부실화할 것을 알고도 고수익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라고 속여 수천억원대 피해를 일으킨 혐의를 받는 장하원(62) 디스커버리자산운용 대표와 관계자들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이상주) 21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사기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장 대표의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불구속 기소된 A(42)씨와 운용팀장 B(36)씨, 법인 등에 대한 심리도 함께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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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로고[사진=뉴스핌DB] 2022.07.20 obliviate12@newspim.com |
양복차림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낸 장 대표는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장 대표는 "공소사실을 부인하겠다"며 "자세한 내용은 변호인과 추후 상의해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A씨와 B씨도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 대표 측 변호인은 다음 공판에서 사건의 배경과 사실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30~40분가량 프리젠테이션을 원한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변호인은 "기록을 자세히 검토하고 발표 자료를 만드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상당한 기일을 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8월 25일 이후에 공판기일을 잡아달라"고 했다.
장 대표는 펀드가 부실화할 것을 알고도 지난 2018년 10월부터 2019년 3월까지 국내 투자자 370여명에게 1348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장 대표는 2018년 10월 15~17일 대출채권의 자산실사를 통해 960여개의 대출채권 중 70%가량이 손실이 났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4200만달러 가운데 4000만달러를 상각해야 한다는 결과를 얻었음에도 펀드를 판매했다. 장 대표는 신규 투자자들의 자금을 기존 투자자의 환매자금으로 사용하는 돌려 막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장 대표는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수익금 지급 보장이 어렵다는 위험성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 같은 사실을 숨기고 펀드투자 제안서에는 투자자들에게 연 3%의 수익이 발생하는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2019년 3월쯤에도 미국 자산운용사 대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사기 혐의로 고발되는 등 운용사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투자자들에게 연 4.2%의 기대수익이 발생하는 안전한 상품인 것처럼 투자자 19명에게 132억원 상당의 글로벌 채권펀드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다음 공판은 8월 25일로 예정됐다.
heyj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