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017년까지 수십 차례 입찰 담합
낙찰예정자, 투찰 가격 등 합의 후 실행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코나아이·유비벨록스 등 6개 신용카드 제조사가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서 오랜기간 담합을 이어오다 공정당국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 입찰에서 낙찰예정자, 투찰가격 등을 담합한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등 6개 카드 제조사업자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40억 7100만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사진=뉴스핌 DB] 2021.11.12 jsh@newspim.com |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 아이씨케이, 코나엠 등 6개 카드 제조사는 2011년부터 2017년까지 국내 신용카드사가 실시한 카드 공급업체 선정입찰(총 20건, 총 계약금액 2424억원)에 참가하면서 낙찰예정자, 투찰 가격 등을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합의대상 품목은 '카드 플레이트'와 IC칩'이 결합된 IC카드로, 카드 플레이트와 IC칩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각각 국제카드사(VISA, Master 등) 및 금융결제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국내에서 카드 플레이트에 대한 제조 시설을 갖추고 제조인증을 받은 업체는 이들 6개사가 전부다.
이들은 2011년부터 산발적으로 입찰담합을 해오다 2015년 1월경 국민카드 입찰을 앞두고 본격적인 답합에 들어갔다. 코나아이, 유비벨록스, 바이오스마트, 아이씨케이 등 4개사는 광화문역 인근 카페 등에서 모임을 갖고, 국내 신용카드사에게 향후 입찰과 관련한 요구사항에 대해 합의를 진행했다.
합의 주요내용은 ▲개별 입찰에서 4개사를 모두 낙찰자로 선정할 것 ▲IC칩과 플레이트를 분리해 각각 입찰을 실시하지 않고, 두 품목을 묶어서 1개의 입찰로 실시하되 입찰참자자격을 '국내에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춘 업체'로 제한할 것(일명 통합입찰) 등이다.
또 이들 4개사는 이러한 합의사항을 신용카드사가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해당 입찰 참가를 거부하기로 합의했다. 이러한 요구사항이 관철되면 국내에 카드 플레이트 제조시설을 갖춘 이들 4개사만 입찰참여가 가능하고, 결국 4개사가 모두 낙찰자로 선정됐다.
한편 공정위는 이번 사건 답합으로 인해 입찰시장에서 경쟁사업자가 배제되고 담합업체들이 시장을 독점화한 사실을 확인, 국내 8개 신용카드사와 함께 입찰참가자격을 완화하는 등 관련 입찰제도 개선에 나간다. 개선안은 올해 하반기 입찰부터 시행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는 민간 분야에서 장기간 반복된 입찰담합을 적발해 제재하는 한편, 담합으로 인해 경쟁이 제한된 입찰방식을 발주사와 함께 개선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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