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대홍수 때 물탱크서 14시간 버텨 197명 생존
[단양=뉴스핌] 백운학 기자 =1972년 8월 충북 단양을 덮친 대홍수 때 단결력과 희생정신으로 234명이 생존한 시루섬의 기적을 되새기는 특별한 행사가 마련된다.
단양군에 따르면 '시루섬의 기적' 50주년이 되는 내달 19일 시루섬이 내려다보이는 단양역 공원에서 당시 현장에 있던 주민들을 위한 합동 생일잔치를 연다.
현재의 시루섬 모습. [사진 = 단양군] 2022.07.13 baek3413@newspim.com |
이번 행사에는 극한의 상황을 딛고 목숨을 건진 주민들을 위한 합동 생일잔치와 운명을 달리한 사람들을 위한 천도제도 진행된다.
234명의 생존자 가운데 현재 연락이 닿은 생존자 가운데 40여명이 참석 의사를 밝혔다.
단양군은 생존자 생일 잔치에 앞서 오는 21일 단양군 문화체육센터에서 단양중학교 1·3학년 학생 2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시루섬 물탱크 생존 실험 '밀도를 높여라'를 진행한다.
군은 이번 실험을 통해 50년 전 있었던 물탱크 위 급박했던 시루섬 주민들의 사투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참가 학생들은 좁혀 오는 물을 피해 미리 준비한 모형 물탱크 위로 올라가는 실험을 진행하며 그 당시를 재현하고 직접 체험한다.
1972년 홍수때 주민들이 피신했던 물탱크. [사진 = 단양군] 2022.07.13 baek3413@newspim.com |
시루 형태를 띤 시루섬은 행정구역상 단양군 단양읍 중도리에 속했던 6만㎡ 크기의 남한강 섬이다.
시루섬에는 1985년 충주댐 건설로 수몰되기까지 44가구가 마을을 이뤄 살았다.
1972년 태풍 '베티'로 섬 전체가 침수돼 242명의 주민들이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8월19일 늘어난 물이 섬을 덮쳤고 미처 피신하지 못한 주민 198명은 높이 6m, 지름 5m 크기의 물탱크에 올라가 서로 팔짱을 끼고 14시간을 버텨 기적적으로 살아남았다.
하지만 생후 100일된 아기가 압사해 숨졌지만 어머니는 주민들이 동요할 까봐 이를 알리지 않은채 슬픔을 억눌렀다는 애달픈 사연이 있다.
오두막으로 피신했던 주민 7명은 급류에 휩쓸리면서 숨졌다.
시루섬 동상. [사진 = 단양군] 2022.07.13 baek3413@newspim.com |
군 관계자는 "고난과 역경의 시간 속 시루섬에서 일어난 기적은 3만 인구가 무너지며 지방소멸지역으로 지정된 작금의 위기 상황 속에서 기억해야 할 단양의 정신"이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잊고 지냈던 시루섬의 아픔을 기억하고 당시 주민들이 보여준 단결과 희생의 정신을 계승해 미래 단양 발전을 위한 희망의 씨앗으로 틔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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