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쯤 지하철 1호선에서도 승객 폭행
검찰, 징역 2년 구형
A씨 "10여년간 왕따 당해 사람에게 상처받았다"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서울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휴대전화로 60대 남성의 머리를 내리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여성이 지하철 1호선에서도 승객들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이 여성에 대해 재차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22일 오전 특수상해, 모욕,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 A씨의 공판을 재개했다.
지하철 폭행 사건으로 지난 4월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A씨는 지난 10일 폭행 혐의로 추가 기소되면서 예정됐던 1심 선고기일이 연기됐다. 이날 심리는 A씨의 또 다른 폭력 혐의 사건과 병합해 이뤄졌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술에 취해 지하철 9호선 전동차 안에서 60대 남성의 머리를 휴대폰으로 수차례 가격한 20대 여성이 30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고 있다. 2022.03.30 kimkim@newspim.com |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1년 10월 21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가던 중 다른 승객과 다투는 등 난동을 피웠다. 다른 승객이 A씨를 112에 신고하고 경찰이 출동할 때까지 놓아주지 않자 화가난 A씨는 가지고 있던 음료를 이 승객에게 붓고 손톱으로 가슴, 팔 등을 수회 할퀴고 가방으로 때리는 등 폭행을 행사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추가 기소된 사건을 모두 인정한다"면서도 "피해자가 먼저 손가락으로 어떤 행동을 취하는 바람에 사건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위험한 물건을 휴대해 상해를 가한 점, 피해자들과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다수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A씨는 이날 최후 진술에서 "정말 죄송하고 반성하고 있다"며 "왕따를 10여년 당하면서 사람들에게 상처를 많이 받고 정말 불쌍하고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최대한 빨리 정신적 진단을 받아보고 싶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3월 16일 가양역으로 향하는 9호선 내에서 남성 B씨를 휴대전화로 여러 차례 내려쳐 상해를 입히고 욕설을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술에 취한 A씨가 전동차 내부에 침을 뱉자 A씨를 저지하면서 가방을 붙잡고 내리지 못하도록 했다. 그러자 A씨는 소리를 지르며 B씨를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난달 25일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당시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왕따 후유증으로 1년 넘게 집 밖으로 안 나가고 폐인처럼 지낸 날도 있다"며 "정신적 진단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한 것에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대학교 때까지 오랫동안 왕따를 당했으며 병원에서 간호조무사 실습을 하면서는 스트레스를 크게 받아 노인을 싫어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변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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