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석탄 가격 하락...조선업계에는 긍정적
동결되더라도 연내 흑자 전환은 요원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하반기 후판가 협상이 시작되면서 조선사들이 주판알 튕기기에 한창이다. 철광석과 제철용 연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지만 가격 동결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업계는 최근 시작된 하반기 후판가 협상에서 동결 필요성을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에 쓰이는 6mm 이상의 철판이다.
용광로 작업 모습 [사진=뉴스핌DB] |
지난 2020년 톤당 60만원대였던 후판가는 원자재가 인상으로 지난해 50만원, 올해 상반기 10만원 인상이 이뤄졌다. 이에 올해 상반기 후판가는 120만원으로 2년전보다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조선업계도 후판가 인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앞선 1분기 실적에 공사손실충당금을 쌓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분기 3964억원, 대우조선해양은 4701억원, 삼성중공업은 9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조선해양은 1200억원, 대우조선해양은 4000억원, 삼성중공업은 8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조선업계는 하반기 후판가 협상에서 가격 동결이 이뤄져야만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초 조선사들은 지난해 수주 랠리 이후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는 돼야 흑자전환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도 후판가 인상이 이뤄진다면 연내 흑자전환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것이다.
우선 원자재가 추이는 조선업계에 긍정적이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 4월 톤당 159달러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해 지난 17일 기준 톤당 132.45까지 떨어졌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400달러를 넘어섰던 제철용 연료탄 가격 역시 400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보다 철광석 가격은 더 낮았는데 결과적으로 후판가는 올랐다"며 "철광석 가격뿐만 아니라 석탄 등 원자재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철광석과 석탄 등 원자재가뿐만 아니라 협력업체의 단가도 올라 조선사 입장에서는 피해가 크다"며 "후판가 협상에서는 최소한 동결은 돼야 한다. 인상 요인이 부족해 깎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오르지 않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철강사 입장에서도 지속적인 후판가 인상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동결이나 인상이 되더라도 소폭 인상 등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흑자 전환 여부에 대해서도 그는 "그동안 적자 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조선사들이 연내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연초에는 3~4분기 정도에는 흑자를 낼 수 있다고 봤는데 비용들이 더 발생해 4분기는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면 철강업계 관계자는 "후판가 협상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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