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호출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滴滴出行, DIDI)이 뉴욕증시에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23일 (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베이징 하이뎬구(海澱區)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주주 96%의 찬성으로 나스닥 상장폐지 안건을 의결했다.
디디추싱은 6월 2일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폐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이후 10일 뒤 거래가 중단되고 상장폐지 이후엔 장외시장에서 주식 거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30일 디디추싱 기업공개(IPO) 당시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표시된 디디추싱 로고와 미국 성조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1.12.03 jihyeonmin@newspim.com |
중국 정부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상장을 강행한지 약 11개월 만이다. 디디추싱은 지난해 6월 30일 상장 이후 자사의 데이터가 해외로 흘러가거나 유출될 수 있다는 이유로 당국의 집중 조사와 고강도 규제에 시달려왔다.
중국은 국가안보 조사에 착수해 디디추싱의 신규 회원 모집을 중단시켰고 중국 내 앱 마켓에서 디디추싱 계열 앱을 모두 퇴출했다.
이에 디디는 지난해 12월 웨이보 계정을 통해 "즉시 뉴욕 증시 상장 폐지 업무를 시작함과 동시에 홍콩 상장 준비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국을 떠나 홍콩 증시에 재상장하겠다는 계획을 언급했다.
선멍(沈萌) 베이징 투자은행 챈슨앤코 이사는 "상장폐지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앞으로) 투자자들은 중국 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확인하기 위해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라며 뉴욕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대한 신뢰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디추싱의 2021년 매출액은 1738억2700만위안(약 3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무려 368.5% 급감하며 500억3100만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디디추싱 주가는 23일 1.44달러로 마감해 올들어 72.6% 폭락한 상태다. 상장 당시 약 800억달러에 달했던 디디추싱의 시가총액은 69억 9000만 달러로 700억 달러 이상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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