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미국이 동남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특별회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미중 간 패권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2~13일(현지시간) 이틀간 아세안 정상을 초청해 백악관에서 미∙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진행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러시아와 갈등을 빚는 상황 속에서도 중국에 대한 견제 태세를 약화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미론 브릴리언트 미 상공회의소 선임 부회장(왼쪽)과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1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아세안특별정상회의에서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회의 하루 전날인 11일 커트 캠벨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인도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위상에 대해 재차 천명하며 아시아 국가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캠벨 조정관은 "과거 여러 정부도 아태 지역을 중시했지만 다른 긴박한 도전에 눈을 돌리고 말았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동남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가 신냉전에 접어들지 않길 바란다"며 "더 큰 전락적 도전이 인도 태평양에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파악하고 (우크라이나 사태가) 다시 재연되지 않기 위해 몇 가지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국가를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5일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장은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중국이 미국의 개입을 넘어 대만을 점령할 수 있을 정도의 군사력에 이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면서 "지금부터 2030년까지 대만에 대한 위협은 극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캠벨은 대만해협의 안정과 평화 유지를 위해 미국은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자 하지만 이는 도발하려는 행위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바이두] |
이에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캠벨 조정관의 전날 발언에 대해 "미국은 대만을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행동을 멈추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역내 평화와 안정, 단결과 협력을 해치면 안 된다"면서 "협력의 기치를 내 걸고 '편 가르기'를 하며 중국의 핵심 이익이 걸린 문제에서 불장난을 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에 대한 불편한 기색도 드러냈다.
자오 대변인은 미국의 IPEF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자 "아태 지역은 협력과 발전의 고향이지 지정학의 바둑판이 아니다"라며 "아태 지역 협력틀은 개방·투명·포용·평등·상호 신뢰와 상호 이익의 이념을 실현하고 주권 존중, 내정 불간섭 등의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IPEF는 사실상 중국 견제가 목적인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구상으로 공정 무역, 공급망, 인프라, 탈탄소 등 미·중 갈등이 첨예한 분야를 핵심 의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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