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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총수의 결단이 시비로…SK, 극복의 '자산 2위' 성장사

기사입력 : 2022년05월09일 11:31

최종수정 : 2022년05월09일 11:31

최종현 결단인 통신사업, 특혜 시비 곡절 뒤 성공사 써
최태원 회장, 하이닉스 인수 후 반도체 생태계 조성 노력

[서울=뉴스핌] 이강혁 산업부장 = 자산 292조원(2021년말 기준 / 공정거래위원회). 국내 대기업집단 자산 순위 2위로 올라선 SK에 국내외 경영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SK는 이중 삼중의 악재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무려 16년이나 깨지지 않았던 '삼성-현대차'의 1-2위 구도를 '삼성-SK'로 바꿔놓으며 새 역사를 썼다.

자산 순위를 떠나 우리 경제의 최전선에서 뛰는 기업의 괄목할 만한 성장은 SK가 아니더라도 무척이나 반갑다.

SK의 성장에 특히 눈길이 가는 것은 매 순간이 우여곡절이었고 이 과정에서 보여준 총수의 결단이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 2대에 걸친 책임경영(총수경영)이 아니었다면 성장의 문턱에서 좌절의 역사를 썼을 지 모를 일이다.

"최종현, 최태원 회장이 정유와 화학, 정보통신, 반도체로 이어지는 성장 동력을 맨땅에서 발굴했다". 재계 관계자의 이런 평가는 사실 SK의 성장사를 따라가 보면 납득이 간다.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ikh6658@newspim.com

SK가 국내 자산 2위 기업으로 성장하는데는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정보통신산업 진출 과정이다. SK는 10년 이상 정보통신 산업을 준비했고 우수한 실력으로 이동통신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정치권의 정쟁으로 사업권을 반납하는 억울한 일을 겪어야 했다.

때는 1984년. 최종현 선대회장은 당시 선경 미주경영기획실에 텔레커뮤니케이션팀을 신설하도록 했다. 1980년 유공을 인수한 뒤 석유화학을 기반으로 SK를 성장시켜 나아갔지만 한편으론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한 걱정이 많아서였다.

이 팀은 당시 정보통신 산업을 선도했던 미국에 현지법인(유크로닉스)을 설립하며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경험했고 이후 국내로 들어와 선경텔레콤(이후 대한텔레콤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하는 등 이통산업 진출에 돌입했다.

때마침 1992년 4월 체신부가 제2이동통신 민간사업자 선정계획을 발표하자 선경은 사업자 경쟁에 참여했다. 포항제철, 코오롱, 쌍용 등 6개 컨소시엄과 경쟁이 벌어졌으나 오랜 기간 준비를 한 선경을 따라올 경쟁자는 없었다. 선경은 심사결과 10000점 만점에 8388점을 얻어 그 해 8월 사업자로 선정됐다. 2위 포항제철(7496), 3위 코오롱(7099)과는 1000점 이상 큰 격차가 났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대통령 선거를 앞 둔 집권당(민자당) 김영삼 대표가 "현직 대통령의 사돈기업에게 사업권을 부여한 특혜"라며 문제제기를 하면서 상황은 꼬였다. 체신부가 "공정하고 객관적인 심사였다"고 강변했고 경쟁자와의 압도적인 점수차가 객관적으로 드러났지만 정치권으로 확산된 특혜 공방은 쉽사리 가라 앉지 않았다.

이에 최종현 선대회장은 "특혜시비를 받아가며 사업을 할 수 없다. 오해 우려가 없는 차기 정권에서 실력으로 승부, 정당성을 인정받겠다"며 선정 일주일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이동통신사업자 선정은 김영삼 정부 시절에 재추진하게 된다. 김영삼 정부는 1993년 12월 투 트랙으로 이통사업자를 선정했다. 정부가 보유한 한국이동통신을 민영화하는 방안과 기업간 경쟁으로 제2이동통신 사업자를 선발하는 방안이었다.

김영삼 정부는 앞선 정부에서 제기된 특혜 공방을 의식한 듯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사업자간 이해관계가 복잡하니 재계의 맏형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도해 자율적으로 정리하라는 취지였다.

그런데 공교롭게 당시 전경련 회장은 최종현 선대회장이었다. 선대회장은 선경이 경쟁에 참여하고 실력으로 사업자로 선정되더라도 또 다시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우려가 있다며 아예 불참을 선언했다.

대신 한국이동통신 민영화 과정에 참여하기로 했다. 주식시장에서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공개매입하면 공정성 시비를 원천 차단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다만 선경이 한국이동통신 민영화에 참여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8만원 하던 한국이동통신 주가가 30만원대로 급상승했고 선경은 평소 주가 보다 4배 이상 높은 33만5000원에 한국이동통신 주식을 인수했다. 특혜시비를 100% 차단하는 대신 막대한 인수자금(4271억원)이 소요됐던 것이다.

당시 선경 내부에서도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최종현 선대회장은 "이렇게 비싸게 사야 나중에 특혜시비가 일지 않는다. 회사가치는 앞으로 더 키워가면 된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후 선경은 한국이동통신 인수 직후부터 통신기술 고도화에 집중했고 1996년 1월 세계 최초로 CDMA 기술을 디지털 이동전화에 상용화에 성공했다. CDMA 방식은 세계 표준으로 확산되면서 대한민국이 CDMA 기술 종주국이라는 위상을 가질 수 있었다.

"특혜시비와 인수합병으로만 몸집을 키웠다는 주장은 사실관계를 모르고 하는 소리다".(재계 관계자)

정보통신 진출 과정의 곡절만큼 SK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은 여전히 있다. 단적으로 하이닉스 등 제조업체를 인수해 자산을 키웠다는 일각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SK가 특정 기업을 인수한 뒤 보여 준 집중적인 투자와 육성 노력을 고려하지 않은 1차원적 분석이라고 보는 게 맞겠다.

실제 최태원 회장은 2012년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업황부진으로 다른 반도체 기업이 투자를 줄일 때 정반대로 투자를 늘려 나갔다.

2012년 전년 대비 10% 증가한 3조9000억원을, 2018년에는 사상 최대인 17조원을 투자한 것이 단적인 예다. 또한 반도체 기술 경쟁력과 직결된 연구개발비도 인수 이전인 2011년 8340억원에서 인수 이후인 2013년 1조1440억원, 2019년 3조1890억원으로 증액해 나갔다.

뿐만 아니다. 최태원 회장은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도 주력했다. SK는 2012년 청주 M12를 시작으로 2015년 M14(이천), 2018년 M15(청주), 2021년 M16(이천) 등 55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축구장 29개 크기의 반도체 공장 4개를 증설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용 특수가스(SK머티리얼즈)와 웨이퍼(SK실트론) 회사를 인수, 반도체 연관 제품을 전략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경기도 용인시에는 SK하이닉스와 50여 개 소재, 부품, 장비 협력업체와 연구소 등이 참여하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 주도의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을 한단계 더 높여놓은 결과이자, 하이닉스가 SK에 인수된 지 10년 만에 매출 4배, 시가 총액 6배 상승이라는 '효자 기업'으로 변신한 원동력이다.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반도체 매출 상승에 따른 경영성과를 바탕으로 낸드 전문기업인 키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에 4조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2017년)하고, 인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부를 10조3000억원에 인수(2020년)하는 등 자산증가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냈다.

복수의 SK 구성원은 말한다. '자산 순위 2위'라는 새 역사는 적어도 최종현 선대회장부터 쌓은 경영적 결단과 기업 체질 개선 노력이 아들 최태원 회장으로 이어지면서 꽃을 피웠다고.

선친이 에너지, 화학과 정보통신의 기틀을 닦고 아들은 하이닉스를 인수한 뒤 반도체(Chip) 생태계를 조성하고 전기차배터리(Battery)와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를 탑재하면서 재계 2위의 성과를 만들어 냈으니 SK 구성원들의 이런 평은 당연해 보인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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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스테이지' 첫 주자 민주·김마누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개최하는 싱어송라이터 경연대회 '히든스테이지'가 드디어 막이 오른다. 20일 오후 4시 10분 유튜브 '뉴스핌TV'를 통해 공개되는 '히든스테이지'는 미래의 한국 대중음악을 이끌어갈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경연 대회다.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24팀(명)이 매주 2명(팀)씩 출연하여 실력을 겨룬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의 첫 경연 주자는 민주와 김마누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민주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민주(본명 김민주·24)는 스스로를 자유로운 싱어송라이터라고 소개했다. 그만큼 아직까지 정형화된 음악 대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만들고 부른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고향 부산에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세상 사람들과 만나왔다. 이번 '히든스테이지' 출전을 계기로 부산을 벗어나 더 넓은 세상에서 활동할 계획이다. 다섯 살 때 김종국의 '사랑스러워'를 불러서 칭찬을 받은 것이 노래를 시작한 계기가 됐다. 7살 무렵부터는 빅뱅의 열렬한 골수 팬이 됐다. 피아노와 클라리넷을 연주했고, 성악을 공부하면서 합창단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 자연스럽게 음대에 진학하여 음악 공부를 이어갔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실력파 싱어송라이터 김마누가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 스튜디오에서 노래하고 있다. 2025.06.19 oks34@newspim.com 밴드 '밍글'로 활동할 당시에 KT&G 상상 라이브 연습실 우승(2023)을 차지했고, 부산 MBC '마이스테이지' 가을 특집 출연(2024), KNN '마실가요, 따스함으로 물들다'에 출연(2024)하는 등 지역에서 음악 활동을 해왔다. 본인이 하고 있는 음악과 달리 개성이 넘치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에이미 와인하우스를 좋아한다. 또 강렬하면서도 파워풀한 여성 로커 제니스 조플린의 음악도 좋아한다.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그 '어떤 것'에 대한 갈망의 또 다른 표현인 셈이다. 참가곡은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와 '수도 없이'라는 곡이다. '너가 외롭고 아프지 않았음 해/ 내가 외로워져 아파지더라도 말야/ 넌 좀 달랐으면 해. 나와는 말야/ 내가 흘린 눈물의 반의 반만 흘렸으면 해'라는 노랫말을 담고 있는 '언젠가 별이 될 우리에게'는 이타적 감성이 돋보이는 노래다.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새웠어/ 수도 없이 많은 꿈을 꾸어 왔어/ 수도 없이 많은 사람 만나왔고/ 수도 없이 별 수도 없이/ 이제 나는 빈껍데기만 남아/ 아직도 꿈을 꿔/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며/ 밤을 새워'라는 노랫말을 가진 '수도 없이'는 코로나 시국에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만든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민주. 2025.06.19 oks34@newspim.com 김마누(본명 김지범 ·34)는 보컬 트레이너로 일하는 싱어송라이터다. 4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면서 언젠가는 음악을 하게 될 거라는 예감이 한다.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분위기의 음악인 베드룸팝과 인디록을 지향한다. 베드룸팝의 대표주자인 Mac de Marco의 노래를 좋아한다. 엄청난 훅을 가진 그의 노래들과 일상 하나하나가 밈이 되는 스타일까지 마음에 든다. 제28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으며 JTBC '슈퍼밴드 1'에도 출연했다. 멜로망스의 7집 앨범 '너랑'의 작곡자이며,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의 OST에서 작사와 작곡, 노래까지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2년도 1월 'I'll Be There'로 데뷔했으며 올해 또 다른 앨범 발표와 공연을 준비 중이다. '히든스테이지' 출연을 계기로 국내뿐만이 아니라 크게는 해외 페스티벌 참가 및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창의적인 사운드와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넘어 세계 무대에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꿈이다.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고 있는 부모님, 연인, 친구들에게 주는 노래 'I'll Be There'는 김마누의 대표곡이다. '이제 내게 기대/ 내가 늘 옆에 있어 줄게'라는 노랫말처럼 한 편의 멜로영화처럼 아련하고 고요하다. 여기에 비 오는 날의 숨결과 사랑의 리듬을 표현한 'Tiny Couch'를 부른다. 'Tiny Couch'에서 김마누는 사랑이란 거창한 말 없이도 마음을 나누는 일이라고 속삭인다. 'You hum that tune like you always do/ And I'll sing low, just like I promised to/ Your laugh fills me, baby I won't let go'라는 노랫말처럼 말 없이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포옹과 같은 노래다. [서울=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싱어송라이터 김마누.2025.06.19 oks34@newspim.com 미래의 싱어송라이터를 선발하는 '히든스테이지'는 서울 여의도 뉴스핌 본사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녹화 경연을 진행 중이다. 9월 첫째 주 본선 경연이 끝나면 심사위원과 응원단의 점수를 합산하여 톱 10 진출자를 결정한다. 10월 1일 오후 서울 홍릉 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 문화광장에서 마지막 톱 10 경연대회를 펼친다.  '히든스테이지' 대상(1명)은 500만 원, 최우수상(2명)은 각 300만 원, 우수상(1명)과 루키상(1명)에게는 각 200만 원 등 총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또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상이 주어진다. 본선 진출자 모두에게 포트폴리오로 활용 가능한 라이브 클립 제작, 각종 공연 참여 기회 및 언론 인터뷰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또 최종 우승자인 대상 수상자에게는 음원 발매를 지원한다. 뉴스핌과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서울특별시·한국콘텐츠진흥원·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후원하는 '히든스테이지'는 대중음악계에서도 이미 실력파 싱어송라이터를 발굴하는 대회로 손꼽히고 있다. 제1회 대회에서는 대상을 수상한 에이트레인과 최우수상 수상자인 파일럿과 우수상을 탄 미지니가 배출됐다. 지난해 2회 대회에서는 뉴스핌 '히든 스테이지' 대상에 이찬주, 최우수상은 헤밍·채겸이 차지했다.  oks34@newspim.com 2025-06-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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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깊어가는 '당권 고민'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당권 도전을 놓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당초 한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실렸으나 최근 '친한(친한동훈)'계 측근들 다수가 출마를 만류하고 있어서다. 출마 땐 승산이 있지만 당내 다수파인 구 '친윤(친윤석열)'계의 벽에 가로막혀 당 쇄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대선 참패에도 구 주류는 건재하다. 원하는 후보를 쉽게 원내 사령탑으로 만들었고, 당 개혁안을 다수의 힘으로 저지하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친한계와 쇄신파가 밀었던 김성원 의원이 친윤계의 지원을 받은 송언석 의원에게 완패했다. 30대 60으로 사실상 게임이 되지 않았다. 구 주류가 지배하는 당의 세력 분포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개혁안은 이들의 반대로 표류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기자단 = 국민의힘 대선경선에서 탈락한 한동훈 후보가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에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2024.05.03 photo@newspim.com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렵사리 당 대표 자리에 오른다 해도 이들이 비토할 가능성이 높다. 영남 중심의 다수파인 이들이 반대하면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 전당대회에서 63%라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가 이들에 의해 쫓겨난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한 전 대표의 출마를 강력히 주장했던 측근들조차 신중론으로 입장을 선회한 배경이다. 물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알 수 없다. 측근들 다수가 반대해도 본인이 출마를 결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출마 가능성은 여전히 반반이라고 보는 게 맞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9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안 나온다고 하다가 나올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이고, 결국 당 대표로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경선에서 한 전 대표가 패배한 것에 대해 "누군가는 '한동훈 비토가 세기 때문에 최종 결선 투표에서 진 게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지만 그때 실제로 한덕수 총리에 대한 지지세라는 게 있었다"면서 "그런 분들이 아무래도 단일화나 이런 것에 임할 것으로 예상되는 김문수 후보한테 갔던 것"이라고 봤다. 이 의원은 나경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한 전 대표가 김문수 후보와 일대일로 만약에 붙는다고 봐도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기류는 출마 만류 쪽이다. 원내대표 선거 완패가 결정적 계기였다. 당 개혁안 표류도 한몫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설령 대표가 돼도 현실적으로 당 쇄신은 요원하다고 본 것이다. 친한계인 정성국 의원은 18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 당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개혁안을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인다든지, 또는 원내대표 선거에서 송언석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치열한 접전이 있었다든지 이런 식으로 당의 변화가 느껴지는 상황에서 한동훈이 등판하면 '우리가 새로운 미래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줄 수 있다"며 "지금 당내 분위기가 아직까지 많이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한 전 대표가 만약 출마를 한다면 가능성은 충분히 제일 높다고 본다"면서도 "지금 굉장히 복잡해졌다. 의견들이 5대 5라고 봤는데, 요즘은 주변에서 '출마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정 의원은 "그러다 보니 한 전 대표가 나와서 이런 당을 이끌어가는 것이 얼마나 힘들까"라며 "저항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역시 친한계 핵심인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도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좀 신중해야 된다는 의견"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매번 출전할 수는 없다. 현실은 그렇다"고 했다. 그는 "친한동훈 그룹 내에서는 신중파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이라는 존재는 보수 재건의 최강병기인 동시에 최종병기, 마지막 보루"라며 "한동훈이 무너지면 보수 혁신, 보수 재건은 거의 물 건너간다. 그러니까 소중한 만큼 아껴 써야 한다"고 했다. 친한계 인사 중 강력한 출마론자였던 김종혁 전 최고위원도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2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당의 최대 위기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출마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었지만 최근 원내대표 선거와 당 개혁안 표류 등을 보면서 자괴감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한 전 대표가 대표가 돼도 구 친윤계의 반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출마를 권유하는 게 맞는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고민이 깊어간다. 한 전 대표는 출마 쪽에 무게를 싣고 조직 확산 작업 등을 해왔으나 측근 그룹의 만류와 쇄신과는 거리가 먼 당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출마냐, 포기냐의 기로에 선 한 전 대표가 어떤 결정을 할지 주목된다.    leejc@newspim.com 2025-06-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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