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가격 급등...에틸렌 가격 제자리걸음 '실적 급감'
LG화학, 27일 실적 발표...전년비 영업익 36% 감소 관측
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화도 급감...업계, 타개책은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27일 LG화학을 시작으로 한화솔루션(28일), 롯데케미칼(5월13일) 등 석유화학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지만 관련 업계의 분위기는 우울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나프타 가격이 급등했지만 공급 과잉, 수요부진 등으로 에틸렌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1분기 실적이 급감한 탓이다.
여기에 2분기 상황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업계는 우울한 분위기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나프타의 가격은 1톤당 897.13달러를 기록했다. 이 가격은 최고점인 지난달 1023.1달러 대비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563.1달러) 대비 50% 증가한 수치다.
LG화학 여수 NCC공장 [사진=LG화학] |
반면 나프타를 열분해해서 만드는 에틸렌 가격은 1000~1200달러 선에 머물며 원가 상승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업계의 주요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차)는 올해 1분기 275.54달러로 2019년 4분기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는 고스란히 석유화학사들의 실적에 반영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화학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8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989억원으로 84%, 한화솔루션은 1240억원으로 51%, 금호석유화학은 4082억원으로 33%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석유화학사들은 지난해 글로벌 경기회복, 수요 증가 등으로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일년 만에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때문이다.
석유화학업계는 나프타를 열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 석유화학 기초원료를 생산한다. 특히 나프타가 석유화학 제품 제조원가의 약 70%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하지만 나프타 가격이 치솟은 반면 미국과 중국 등이 대규모 에틸렌 설비 증설에 돌입하면서 공급 과잉 우려와 아시아 최대 수입국인 중국의 코로나 봉쇄 등으로 수요 등이 겹치며 에틸렌 가격을 그만큼 올리지 못해 마진이 급락하게 된 것이다.
석유화학사들은 최근 업황 부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정부에 나프타의 0.5% 관세 한시적 철폐 등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화학사들이 1분기 업황이 어려운 가운데 나름 선방한 실적을 낼 것"이라면서 "2분기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유가변동 등 불확실성이 많지만 가성소다, PVC 등 경쟁력 있는 제품 확대, 사업 다변화 등을 통한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업황이 점차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수요 회복과 하반기 유가 하향 안정화로 석유화학 업황이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