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수 이듬해부터 적자 내리막
자회사 청산 등으로 실적 개선 성공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LG전자의 자동화 로봇기업 계열사인 로보스타가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전자가 최근 속도를 내고 있는 로봇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진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로보스타는 지난해 매출액 1424억6502만원, 영업이익 2억2403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과 비교해 7.9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했다.
LG 클로이 가이드봇이 고객에게 호텔 로비에 전시된 예술작품을 해설하는 도슨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LG전자] |
로보스타는 본사가 경기 안산시에 위치한 산업용 로봇 제조 전문 기업으로, 과거 LG산전(현 LS산전)에서 산업용 로봇사업 담당 엔지니어들이 1999년 독립해 설립했다. 구광모 LG 회장이 취임 초기인 2018년 7월 로보스타의 경영권을 인수하며 주목받았다. LG전자는 당시 로보스타의 지분 30%를 취득함으로써 경영권을 확보했다.
다만 로보스타는 LG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뒤 이듬해부터 적자에 시달리면서 실적이 불안정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난 2018년 매출액 1932억원, 영업이익 22억원에서 2019년 6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2020년에는 113억원으로 적자가 더 커졌다.
하지만 로보스타가 완전잠식에 빠졌던 자회사를 청산하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면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로보스타의 100% 자회사인 로보메디는 적자 누적으로 2020년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로보메디의 당기순손실은 지난 2018년 5억9669만원에서 2019년 11억1104만원, 2020년 15억5620만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후 로보스타는 로보메디를 청산하고 2차 전지 및 반도체 산업용 제품의 매출 비중을 확대하는 등 자구적인 노력으로 만성적자에서 벗어났다. 특히 LG가 공격적으로 로봇사업을 확장하면서 LG에 공급하는 물량 매출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로보스타는 사업보고서를 통해 "주 사업은 제조시설의 투자를 대상으로 하는 수주사업으로 전방산업의 투자 환경에 따라 매출액의 영향을 받으나 디스플레이, 자동차 산업 외 2차 전지 및 반도체 산업용 제품의 매출 비중을 확대함에 따라 특정 산업의 투자 환경에 따른 리스크를 줄이는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로보스타는 지난해 로봇사업부, 연구소,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부, 재경담당 등에서 대규모 인재를 영입한데 이어 올해도 적극적인 채용에 나선 상황이다.
업계는 LG전자가 로봇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로보스타가 안정권에 접어들면 LG 계열사들과 적잖은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보스타는 이미 LG전자에 인간의 팔과 가장 유사한 동작을 할 수 있는 '수직 다관절 로봇' 공급을 시작했고 'LG 클로이'의 라인업 중 서브봇 등 일부의 위탁 생산도 담당하고 있다.
LG 계열사를 통한 매출 증진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산업 전반에서 스마트팩토리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로보스타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전방산업이 주춤하면서 로보스타가 적잖은 타격을 입었지만 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무인화, 스마트팩토리 수요가 늘면서 앞으로는 큰 폭의 실적 개선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는 물론 이동통신 3사도 로봇 사업에 뛰어들면서 관련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향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