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남태평양의 섬나라 솔로몬제도와 안보 협정을 체결하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국방장관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첫 전화 회담을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고 끝났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장관)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양측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 북한, 지역 안보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서로 간의 입장 차가 분명한 상황에서 합의 도출보다는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오스틴 장관이 애초부터 핵심 이슈에 대한 중대한 진전을 기대하지 않았다고 전하기도 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오스틴 장관은 핵, 우주, 사이버 분야에서 미중 간 전략 경쟁을 관리하고 위기 시 소통 채널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도발, 남중국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의 활동,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제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러시아 지원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드러냈다.
오스틴 장관은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고 익명을 요구한 미 당국자가 전했다.
20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백악관에서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왼쪽)을 비롯한 군 주요 관계자들을 소집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에 대해 웨이 부장은 "중국은 미국과 건강하고 안정적으로 발전하는 대국 관계를 수립하길 원한다"며 "국가의 이익과 존엄을 지킬 것이니 미국은 중국의 의지와 능력을 과소평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대만 문제에 대해 웨이 부장은 "대만은 중국과 떼어낼 수 없는 일부"라며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 관계에 파괴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웨이 부장은 또한 미국 측에 해상 군사도발을 중단하고 우크라이나 문제를 이용해 중국을 모함하고 위협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두 사람 간 전화 통화는 오스틴 장관이 지난해 1월 취임한 뒤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오스틴 장관은 취임 이후 웨이 부장보다 서열이 높은 쉬치량(許其亮)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통화를 희망했지만 중국측은 '급이 맞지 않다'며 미국의 제안을 거절했고 양국 국방장관 간 통화는 1년 넘게 성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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