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세자연맹, 기록물법 11조 1항 헌법소원
2020년 세월호 관련 각하...같은 결론 관측
헌재 "법리적으로 다른 부분 있어 분석 필요"
법조계, 영부인 옷값이 대통령기록물? 각하 무게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김정숙 여사의 의전비 논쟁으로 시작된 청와대 특수활동비 법적 분쟁이 대통령기록물법 헌법소원으로 번지면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알 권리를 고려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가운데 그간 대통령기록물법과 관련된 헌법소원 결론을 볼 때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윤준보 기자 = 4일 오전 한국납세자연맹이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대통령기록물법 일부 조항이 위헌이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04.04 yoonjb@newspim.com |
7일 헌재와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지난 4일 한국납세자연맹이 청와대 특활비와 김정숙 여사의 의상, 구두 등 의전 비용 기록물을 비공개할 수 있게 한 대통령기록물법 11조 1항은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을 심사하고 있다.
헌법소원이 접수되면 한 달간의 사전심사를 거쳐 각하 또는 전원재판부의 본안심리 여부를 결정한다.
납세자연맹은 2018년 청와대에 김 여사의 의전 비용 등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했다. 청와대가 이를 거부하자 2019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상대로 정보 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은 납세자연맹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청와대가 항소해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납세자연맹은 다음달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면 정보 공개 청구 내역이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돼 공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헌재에 대통령기록물법 11조 1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대통령기록물법 11조 1항은 '대통령 기록물 생산기관의 장이 정해진 기관 내 대통령기록물을 관할 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하며 관할 기록관은 대통령 임기 종료 전 이관 대상 기록물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납세자연맹은 헌재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청와대가 특활비 집행과 영부인 의전 비용 내역을 대통령기록관에 이관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가처분 신청도 냈다.
시민단체의 대통령기록물법 헌법소원은 이전에도 있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2020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물의 이관과 보호기간 지정 조치에 반발해 헌법소원을 냈지만 각하됐다.
당시 헌재는 기록물 이관 조치에 대해 기록물 관리업무 수행기관 변경을 위한 국가기관 사이의 내부적 행위로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이번 헌법소원 또한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헌재는 과거 사례 만으로 결론을 단정 짓기 어렵다고 했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에 제기된 헌법소원은 이전 사건과 법리적으로 다른 부분이 있어 분석이 필요하다"며 "한 달간 사전 심사를 한 뒤 각하, 또는 본안심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성승환 법무법인 매헌 변호사는 "영부인의 옷값을 대통령기록물로 보기 어렵고 국가 기밀 외교 문서처럼 비공개할 필요성도 적다"면서도 "법리에 대한 위헌 결정 비율이 낮고, 문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각하될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다"고 봤다.
s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