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은 회장 임기 내년 9월
대우조선해양 재매각은 "미궁 속"
[서울=뉴스핌] 정연우 기자 =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비판한 '알박기 인사'로 논란에 휩싸인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의 중도사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당초 3월로 마무리 될 예정이던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경영컨설팅 작업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 재매각을 두고 "회장 직을 걸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5일 "이동걸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9월까지지만 지금껏 정권이 바뀔 때 마다 교체됐기 때문에 이 회장 역시 전임자들과 같은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의 전임자인 민유성, 강만수, 홍기택 회장의 경우 임기는 각각 2008년~2011년, 2011년~2013년, 2013년~2016년으로 3년을 넘기지 못한 반면 이 회장은 지난 2017년 취임 후 산은에서 연임에 성공한 4번째 수장이 됐다. 이형구 전 총재 이후 26년만이다. 지난 1954년 설립 후 산은에서 회장을 연임한 사람은 구용서 초대 총재와 김원기, 이형구 전 총재 등 3명이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번 박두선 대표이사 선임 건으로 인수위 측의 집중 포화를 받은 데다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인 산업은행 본점의 부산 이전 추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만큼 새 정부 출범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사진=KDB산업은행] |
인수위에 따르면 최근 산은의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 선임과 관련해 '알박기'라며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 이하 감사까지 건의했다고 경고했다. 박두선 대표이사가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동창으로 산은은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게 이유다.
당시 인수위 측은 '임기 말 부실 공기업 알박기 인사 강행에 대한 인수위 입장'을 내고 "대우조선은 문재인 대통령의 동생과 대학동창으로 알려진 박 신임대표를 선출하는 무리수를 강행했다"고 비판하며 감사원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자 청와대는 "대우조선의 사장으로는 살아나는 조선 경기 속에서 회사를 빠르게 회생시킬 내부 출신의 경영 전문가가 필요할 뿐"이라며 "현 정부든 다음 정부든 정부가 눈독을 들일 자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표이사 선임을 두고 논란이 커지면서 산은이 3년에 걸쳐 추진했던 대우조선해양의 재매각도 불확실해졌다. 지난 2019년 초 현대중공업에 대우조선을 매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이동걸 회장은 직을 걸겠다는 표현까지 쓰며 대우조선 매각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EU(유럽연합)의 기업결합승인 심사가 지연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다가 올해 1월 EU의 불승인 결정과 함께 실패로 끝났다.
지난 1월 27일 기자간담회에 나선 이 회장은 대우조선에 대한 경영컨설팅이 끝나는 3월말 경 컨설팅 결과를 보고 향후 매각방향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겠다고 언급했지만 컨설팅 작업은 아직도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산은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의 재매각은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해야 하는데 아직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라며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전했다.
softco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