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생산 중단 전망...시장 점유율 10%대
고성능 DDR5 개발·생산에 무게...성장성↑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3 D램 생산에 대해 사실상 중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대신 D램 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른 DDR5 D램 생산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고객사에 DDR3 D램 주문을 올해까지 받는다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세부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으나 DDR3 D램의 단계적인 생산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천 M16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최근 DDR3 D램의 생산량을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DDR3를 통한 수익은 점차 적어지고 있으나 여전히 네트워킹 제품군에서 활용되고 있고 수요가 견실하고 가격도 소폭 오를 것으로 예상돼 최소 1년, 길어야 2년 정도 생산을 이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DDR3는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됐지만 같은해 중반 DDR4가 등장하면서 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현재 DDR3는 D램 시장에서 10% 이하를 차지하고 있다. DDR3는 주로 셋톱박스나 라우터, 모뎀 등 고성능 칩이 필요 없는 네트워킹 제품군에서 활용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DR3 D램 생산에서 손을 떼는 데는 앞으로 2년 뒤 DDR5 D램의 출하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량 비중이 올해 4.7% 수준에서 오는 2023년 20.1%로 늘어나고 2025년에는 40.5%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DDR5는 2020년 7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이 발표한 최신 D램 규격이다. DDR5는 DDR4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가 약 2배 빠르고 전력 효율도 30% 가까이 개선된 고성능 제품이다. 특히 전작 대비 20~30%가량 고가인 DDR5 D램은 반도체 기업에겐 대표적인 효자 상품 중 하나다.
아울러 인텔이 올해 2분기 중 DDR5를 지원하는 데스크톱과 노트북 등을 출시한다고 발표하면서 DDR5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센터기업이나 서버 제조사 등도 데이터 처리성능을 높이기 위해 DDR5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여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발걸음도 분주한 모습이다.
우선 DDR5 D램을 두고 바짝 고삐를 죄고 있는 쪽은 Sk하이닉스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업계 최초로 DDR5를 출시한 지 1년2개월 만에 처음으로 24Gb DDR5 시제품을 내놓는 등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올해는 극자외선(EUV) 공정 기반 D램 출하량을 25%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DDR5 D램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컨퍼런스콜에서 "서버 시장에서 DDR5를 지원하는 신규 CPU 도입과 함께 데이터센터 중심의 AI 향 서버 증설 영향으로 탑재량은 지속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당사는 DDR5, LPDDR5 등 고성능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DDR3는 네트워킹 업체를 중심으로 여전히 수요가 있으나 사실상 세대 교체가 이뤄지면서 단종 수준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DDR5를 지원하는 신규 서버용 CPU 출시 등으로 D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기술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