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이 다음 달 8일 열리는 차기 행정장관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홍콩 행정부의 2인자인 존 리 정무부총리가 차기 지도자로 부상했다.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람 장관은 이날 아침 코로나19 브리핑에서 행정장관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을 이유로 들며 "가족들은 내가 집으로 돌아올 때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해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서 중국 정부에 이미 불출마 의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가운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리 부총리가 오는 5월 8일 선거 후보에 등록할 가능성이 높다며 곧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지난 1일 람 장관과 리 부총리가 선전으로 건너가 중국 고위 관계자를 만났으나 함께 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람 장관의 불출마와 차기 행정장관 후보자에 관한 최종 조율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지배적 관측이다.
리 부총리는 경찰 출신으로 2017년 치안총수인 보안국장으로 재임하며 △2019년 홍콩 반정부 시위 강경 진압 △2020년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 △2021년 반중언론 빈과일보를 폐간 등에 앞장선 공로로 지난해 6월 정무부총리에 임명됐다.
홍콩의 시사평론가인 조니 라우는 "중국 정부가 홍콩의 국가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안보 분야 경험자를 행정장관으로 선택한다면 리 부총리가 최선의 선택일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리 부총리가 행정장관으로 선택된다는 것은 홍콩이 경찰국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많은 이들이 홍콩을 떠날 것이라는 말이 홍콩 정가에서 돌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행정장관 선거를 3월 27일에서 5월 8일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람 장관의 임기는 6월 30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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