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가 5월 초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 위해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장악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현지시각) CNN은 사안에 정통한 미 정보 관계자를 인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 승리를 선언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으며 우크라 동부 지역에 전력을 집중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인 5월 9일에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선언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나치의 항복을 기념해 매년 5월 9일 수도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는 등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푸틴은 올해 이 행사서 어떻게든 우크라이나 전쟁 승리를 자축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022.03.23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 승리 자축 행사를 갖더라도 실제 승리는 한참 멀었다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 관계자들은 러시아가 5월 승리 선언 데드라인을 정했다고 해도 실질적으로는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교전 장기화를 대비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유럽 외교 관계자는 "크렘린궁이 승리 선언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얘기하고 있는 동안 푸틴 대통령은 1990년대 체첸 침공 당시와 같은 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르세니 야체뉴크 전 우크라이나 총리는 지난 주말 CNN과의 인터뷰에서 푸틴이 5월 승리 선언을 준비하는 만큼 이달은 우크라인들에게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의 궁극적 목표는 언제나 우크라이나 점령이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한 저항과 우크라이나와 서방국과의 강한 단결 및 제재 조치로 결국 실패했다"면서 "따라서 현재 푸틴은 플랜B로 전환했고, 아마도 5월 9일을 데드라인으로 삼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두 명의 미 관계자는 푸틴이 승리를 위해 처음으로 총사령관 지명을 준비 중이라면서, 러시아군이 승기를 잡은 남부 지역을 담당하던 사령관이 지명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앞서 CNN은 우크라이나 전역을 총괄하는 러시아 총사령관이 부재했으며, 지역별로 참전하는 러시아 군 부대가 달라 이들이 서로 협조하기 보다는 물자를 두고 오히려 경쟁하는 상황까지 연출됐다고 지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