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과 러시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31일 중국 중앙TV(CCTV)에 따르면 전일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중국 안후이성 툰시에서 열리는 제3차 아프가니스탄 주변국 외무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현지에서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왕 부장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가 국제적으로 변화무쌍한 시련 속에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고 굳건한 발전 추세를 보였다"며 "양국의 관계 발전 의지는 더욱 확고하고 각 분야에 대한 협력의 자신감은 더욱 견고하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양국 정상의 중요한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새 시대 중·러 관계를 한층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현 정세에 대해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문제는 복잡한 역사적 경위와 맥락을 지녔다"며 "이는 장기간 누적된 유럽 안보 갈등이 폭발한 것 이자 냉전적 사고와 진영 간 대립이 빚어낸 결과"라고 언급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난관을 극복하고 계속해서 평화 협상을 추진하여 현 긴장 국면이 하루빨리 완화하길 바란다"며 "대규모 인도적 위기를 막기 위한 러시아와 관련국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라프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 상황을 설명한 뒤 "러시아는 긴장 국면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와 평화 협상을 이어감과 동시에 국제사회와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아울러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계속해서 높은 수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고 각 분야에서의 상호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면서 "중·러 양국 정상이 전략적 소통을 유지하고 양국의 안정적인 발전과 글로벌 다극화 추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회답했다.
또한 "국제 및 다자 무대에서 적극적으로 다극화를 추진하길 바라고 패권주의와 강권정치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덧붙였다.
다만 제재에 관해서는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러시아는 이날 회담 결과 발표에 제재에 반대하는 내용을 넣었지만 그동안 대 러시아 제재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중국은 회담 결과 발표문에 제재 관련 내용을 포함하지 않았다.
내달 1일 유럽연합(EU)과의 정상회의를 앞두고 중국이 대러 제재를 우회하여 러시아를 도울 것이라는 서방의 의혹을 의식한 행동으로 보인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에서 중국이 러시아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할 경우 중대한 결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밖에도 이날 회담에서는 한반도 문제 및 아태지역 정세, 브릭스, 상하이협력기구 등에 대해 논의했다.
[워싱턴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 회담을 갖고 있다. 2022.03.19 kckim100@newspim.com |
한편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러시아 측이 회담 내용으로 공개한 '중·러 협력 확대 합의'에 대한 질문에 "중·러 협력에는 상한선이 없고 우리가 평화를 쟁취하려 하는 것에도 상한선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보 수호와 패권 반대에도 상한선이 없다"며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동맹을 맺지 않고 (타국에) 대항하거나 제3자를 대상으로 삼지 않는 선에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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