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인 교수가 온라인 수업 중 대만 학생에게 국적을 '중국'으로 표기할 것을 제안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고 대만 매체 중앙통신사가 30일 보도했다.
[사진=대만 매체 중앙통신사 갈무리] |
매체에 따르면 밀라노 공과대학(Politecnico di Milano) 건축학과 중국인 교수 천전(陳蓁)은 최근 온라인 수업에서 대만계 학생이 논문에 국적을 '대만'으로 쓴 것을 지적했다. 천 교수는 "이탈리아를 포함해 유럽 국가 모두 대만은 중국에 속해 있다고 생각한다. 대만은 국가가 아니라 하나의 성(省)"이라며 "중국인의 한 사람으로 꼭 말해야 했다. 교수로서 학생을 괴롭히거나 무시하는 것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이어 "논문을 쓸 때 국적을 중국으로 쓸 것을 '건의'한다"며 "개인적으로 양안 관계에 조만간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만큼 자신의 말을 듣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천 교수가 '소통의 성과'라면서 수업 시간의 동영상을 18일 위챗에 공개한 이후 해당 동영상은 트위터 등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중국공산당 출판 검열 금지 명단에 속해 있으며 난민 신분으로 호주에 체류 중인 우러바오(吳樂寶)가 자신의 트위터 채널에 천 교수의 동영상을 업로드한 뒤 파장이 더욱 거세지는 모습이다.
[사진=트위터 갈무리] 홍우리 기자 = 중국공산당 출판 검열 금지 명단에 속해 있으며 난민 신분으로 호주에 체류 중인 우러바오(吳樂寶)는 자신의 트위터 채널에 천 교수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2022.03.30 hongwoori84@newspim.com |
호주의 중국계 반공 예술가 바디우차오(Badiucao)는 우러바오의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천 교수의 행위는 (학생에 대해) 폭력적인 것이자 (교사로서) 적절하지 못한 것"이라고 비난했고, 대만·이탈리아 우호협회 회장이자 이탈리아 우익 정당 '이탈리아의 형제'의 루시오 말란 상원 의원은 "대만 학생에 대한 중국교사의 '재교육' 사건과 관련해 관련 부처의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외교부 차장을 역임한 지아니 베르네띠(Gianni Vernetti)는 "학생을 모욕하고 수업 시간에 중국을 선전한 교직원을 정직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천 교수의 신상 정보가 공개되고 있으며 학교 측에 천 교수에 대한 처분을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댓글도 이어지고 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한편 주 이탈리아 대만 대표처는 28일 해당 대학 총장과 건축대학 학장 등에게 서신을 보내 학생 권익 보호를 요구했다. 페루치오 레스타(Ferruccio Resta) 총장은 28일 답신에서 "해당 동영상을 확인한 이후 교내 기율위원회가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교사 행위가 대학의 '교사 도덕 및 행위 준칙'에 부합하지 않을 경우 관련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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