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주총서 원안대로 통과...지배구조 재편 성공
주주 반대에 "재상장 없다" 재차 강조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세아베스틸이 지주회사로 전환에 성공했다. 정기주주총회에서 물적 분할의 건을 원안대로 통과시키면서 내달 1일 세아베스틸지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다.
세아베스틸은 25일 서울 마포구 세아타워에서 제 67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분할계획서를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사진= 세아베스틸] |
이번 안건 통과로 세아베스틸은 중간지주사인 세아베스틸지주와 신설 법인인 세아베스틸로 물적 분할된다. 기존 세아베스틸 최대 주주인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세아창원특수강'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세아홀딩스-세아베스틸지주-세아창원특수강'의 구조로 바뀐다.
대주주 세아홀딩스가 세아베스틸의 지분 과반을 보유했다는 점에서 주총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문제는 물적 분할 후 일명 '쪼개기 상장' 가능성에 주주들이 반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짜 사업 부문을 분리해 재상장할 경우 주식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분할 후 재상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지만 소액 주주들은 불신을 쉽게 거둬들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분할 계획 발표 후 세아베스틸의 주가는 10%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물적 분할 후 재상장에 대한 우려는 철강업계를 강타한 이슈다. 최근 지주사 전환에 성공한 포스코홀딩스도 마찬가지였다. 기존 포스코가 지주사로 전환 방침을 발표하자 주주들이 물적 분할되는 신설 법인 포스코에 대한 재상장 우려를 밝힌 바 있다.
우려 속에서도 포스코는 주총을 통해 지주사 전환에 성공했다. 존속법인 포스코홀딩스가 지주사 역할을 맡고 신설 법인 포스코를 철강 사업을 맡는 비상장사로 남기는 내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특별 결의' 조건을 정관에 추가하면서 주주들에게 포스코 비상장을 다시 한 번 약속했다. 포스코가 상장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를 개최해 특별 결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경우 세아베스틸 비상장 조항을 정관에 별도로 반영하지는 않았다.
이들 철강사의 잇따른 지주사 전환은 사업의 다각화 측면도 있다. 탄소중립이 세계적인 흐름이 된 상황에서 기존 사업이었던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사업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지주사 전환을 통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의 주요 사업은 ▲철강 ▲이차전지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설/인프라 ▲Agri-Bio 등이다.
[사진= 세아베스틸] |
세아베스틸 역시 그동안 특수강 사업으로 대표되던 그룹의 사업을 다른 사업들과 나란히 배치해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이번 지주사 전환을 통해 세아베스틸, 세아창원특수강, 세아항공방산소재는 같은 계열사가 돼 특수강, 알루미늄, 특수합금, 티타늄 등 특수금속 소재 사업이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세아베스틸도 ▲전기차 부품 ▲수소 생태계 구축 ▲항공우주 산업 등에 사용되는 소재 개발 등 신사업 추진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김철희 세아베스틸 대표이사는 "기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빠르게 변화해 저탄소 전환 확산, 신 모빌리티 확대, 기술 혁신 등 거부할 수 없는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자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중장기적 전략으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지주회사로 전환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오늘 주총장에서 김 대표이사가 '물적 분할 후 재상장하지 않겠다'는 계획을 다시 한 번 밝힌 바 있다. 회사의 입장은 세아베스틸 재상장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아울러 주주의 가치 제고 방안도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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