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후 처음으로 '전범' 규정
우크라 대통령 지원 호소에 드론·방공장비 지원키로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전범(戰犯)'이라고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왔지만, 직접 공개적으로 전범이라고 규정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기자가 푸틴 대통령이 전범이냐고 묻자, 당초엔 "노(no·아니오)"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곧 기자에게 질문을 다시 물어본 뒤 "나는 그가 전범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후 바이든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외국의 독재자에 의해 자행되는 우크라이나에서 자행되는 야만적 행위들을 보며 가슴에 우러나 언급한 것"이라면서 별도의 정보사항에 따른 규정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있는 러시아측으로부터 긴장을 완화하는 조치는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용납할 수 없고, 용서되지 못할 언사라고 반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타스 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앞서 러시아 침공에 맞서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8억 달러 규모의 무기·장비를 추가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있는 그들(우크라이나)을 계속 지원해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군사장비 지원은 러시아의 공격을 방어할 수 있도록 방공 장비와 드론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전 미 상·하원 의원들을 상대로 한 화상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공습과 포격을 막기 위해 영공 방어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를 위해 인도주의적 비행 금지 구역을 설정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항공기나 대공 무기를 더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9·11 테러 사태를 떠올려보라. 우리는 3주째 매일 진주만 공격과 9·11 공격을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전역의 상공이 러시아군의 공습과 포격으로 인해 죽음의 하늘로 변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하늘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