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靑 참모 거쳐 서울시 정무부시장 역임
"행정과 민원에 집중해 민심 얻어"
[서울=뉴스핌] 윤채영 인턴기자 = 조은희 국민의힘 서울 서초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여성 최초, 야당 유일' 등 다수의 타이틀을 달며 여성 리더의 길을 걸어왔던 조 당선인은 서초구청장 재선으로 2014년부터 7년 넘게 서초를 살핀 경험과 노하우를 인정받은 덕에 서초갑 수성에 성공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은희 서초구청장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대로 하우스(How's) 중앙홀에서 열린 '부동산 가격공시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05.26 kilroy023@newspim.com |
조 당선인은 1961년 경북 청송에서 태어났다. 이화여대 영문과를 나와 영남일보를 거쳐 경향신문에서 10년간 기자 생활을 했다.
1998년부터 1년간 대통령 비서실 행사 기획비서관, 문화 관광비서관을 역임했다. 2007년 제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캠프에 합류해 양성평등 본부 수석본부장 및 기획홍보위원장을 맡았다.
2008년 오세훈 서울시장 당시 서울 여성가족정책관으로 발탁된 이후 2010년에는 여성 최초로 서울특별시 정무부시장으로 임명됐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선거구 공천의 실패 경험도 안고 있다. 당시 현역 이해봉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구광역시 달서구을 선거구 공천을 신청했지만 윤재옥에 밀려 공천을 받지 못했다.
현재의 '서초 수성' 타이틀 시작은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 서초구청장 당선 때부터다. 서초구청장이 된 후로 그는 '행정'과 '민원'에 관심을 기울였다. 정당의 힘보다는 개인의 실적에 집중했다.
그는 독특하게도 거의 모든 민방위 교육훈련에 일명 '본인 등판'을 자처했다. 직접 훈련에 참가해 각종 안전 관련 민원을 받은 것.
그는 "통화는 어려운 경우가 많으니 문자를 달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개인 휴대폰 번호를 공개하기도 했다. 본인이나 해당 휴대폰 관리자가 직접 답장한 후 담당 부서로 연결해 처리하는 방식이었다.
실제로 조 당선인은 지난 5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강점으로 '주민들과의 소통'을 꼽기도 했다. "어느 지역에서 민원 전화가 오면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바로 알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로 서초구청장 재선에 성공했다. 서울 내 유일한 야당 구청장이었다. 당시 전국적으로 야당의 지지율은 바닥이었고 서초구도 서울 시의원 4석을 모두 여당이 차지한 것으로 미뤄봤을 때, 그의 승리는 높이 살 만하다.
유일한 야당 소속 구청장인데다 서울시 정무부시장 경험까지 두루 갖춘 인물인 만큼 2020년 서울 시장 보궐선거의 유력한 야권 후보로 떠올랐다.
2020년 11월 20일 그는 "원칙 없는 여성 가산점은 원하지 않는다"며 12월 1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컷오프를 통과하고 최종 경선까지 올랐지만 나경원과 오세훈 두 중진급 정치인들에 가로막혀 3위로 경선을 마무리했다. 경선에는 실패했지만 경선 과정에서 현실적이고 실속 있는 공약들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강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서초구 외에도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 것이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7일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공정, 상식, 법치의 대한민국!' 서초 유세에서 조은희 서초갑 재보궐선거 후보와 함께 지지자들을 향해 두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02.17 photo@newspim.com |
서초구청장 업무에 복귀해 일하던 도중 또 다른 기회가 찾아왔다. 윤희숙 의원의 사퇴로 서초갑 국회의원 직이 공석이 된 것. 작년 10월 29일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며 서초구청장 사임계를 제출했다. 선거 출마를 위해서는 선거일 120일 전에 공직을 사퇴하는 것이 원칙이다.
지난달 10일 서초갑 후보 경선에서 현직 구청장 사퇴로 페널티 5%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5명의 후보 가운데 50% 지지율을 넘겨 1위를 차지했다.
공천 후보가 된 직후 조 당선인의 주 무대는 사무실이 아니라 '밖'이었다. 실제로 그의 캠프 사무실은 8~9평 남짓한 작은 규모다. 조 후보에게 사무실이 작은 이유에 대해 묻자 "선거는 사무실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장을 돌며 주민들을 만나는 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라고 강조했다.
조 당선인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그늘을 살피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빛이 많으면 그늘도 굉장히 짙어진다"며 "서초에서 밝은 미래국을 만들었다. 전국에서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호 종료 아동의 경우 만 18세가 되면 혼자 거리로 나앉게 된다. 정부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100세 시대에서 국가가 보호 종료 아이들에게 대학을 가고 싶으면 공부를, 취업을 하고 싶으면 취업을 도와줘야 한다. 조금만 도와주면 그 사람이 인생이 달라질 수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1도의 정성을 보태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무리 열을 가해도 99도에서는 물이 끓지 않는다. 1도를 채우는 정치인이 될 조 당선인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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