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hc 인수된 아웃백, '비용 절감' 메뉴 개편 논란
퀄리티 저하 우려에...bhc "논의된 바 없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가 비용절감을 위해 무리한 메뉴개편을 추진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bhc그룹에 인수된 이후 내부 갈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아웃백은 그동안 '스테이크 전문점', '고급화' 타이틀을 유지하면서 1세대 패밀리레스토랑 가운데 성공적인 모델로 꼽혀왔다. 그런데 경영효율화, 비용절감 명목으로 아웃백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직접 끓이던 스프·소스, 완제품으로?...온라인 폭로에 발칵
24일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아웃백 갤러리'에는 최근 '아웃백 메뉴 퀄리티가 떨어질 예정'이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직접 끓이거나 갈아 만들던 홈메이드 소스, 생과일 주스 등을 냉동·완제품으로 바꾸고 그릴에 굽던 립은 전자레인지에 데워 제공하는 등 퀄리티를 낮추는 방식의 메뉴 개편이 논의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아웃백 홈페이지 |
작성자는 "텐더치킨 윙봉, 투움바크림 소스 등이 홈메이드였는데 앞으로 한두 달 뒤 냉동· 완제품으로 바뀐다"며 "립도 그릴에 구웠었는데 공장에서 만든 완제품을 전자레인지에 데워 나가자는 얘기도 나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퀄리티나 홈메이드는 바라지 말고 와야 한다"고 덧붙였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도 '바꾸라는 게 많아서 메뉴판이 너덜너덜하다', '무근본 무대책은 처음 본다'는 등 아웃백 임직원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앞서 bhc는 지난해 11월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카이레이크)로부터 아웃백을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대금은 약 2500억대로 알려진다.
아웃백 인수 직후 bhc는 주요 메뉴 24종 가격을 평균 6.2% 인상하고 배달 수수료 감축·편의상 향상 등을 위해 자사앱 딜리버리 서비스를 론칭하는 등 경영 효율화를 진행해왔다. 내달 14일부터는 런치세트 운영 시간을 기존 오후 5시에서 오후 3시로 감축할 예정이다.
◆'고급화' 강조한 아웃백, 정체성 흔들리나...bhc "메뉴 개편은 사실 무근"
일각에서는 bhc가 본격적인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bhc는 지난해 아웃백 인수에 이어 올해 미국 버거 프랜차이즈 론칭을 앞두고 있는 등 최근 들어 지속적으로 사세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BK파트너스, 캐나다연기금 등 외부에서 투자금을 조달한 만큼 투자금 회수를 위한 비용절감 요구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아웃백 하남스타필드점. 사진=bhc |
아웃백은 토마호크, 티본스테이크 등 프리미엄 스테이크 메뉴를 잇따라 성공시키며 최근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엄선한 식재료를 사용하고 스프, 소스 제작에도 직접 재료를 끓여내는 홈메이드 방식을 고수한 점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아웃백의 매출액은 2978억원으로 2019년 대비 17.1%,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1.5% 증가한 136억원을 기록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내리막길을 걸었던 다른 패밀리레스토랑과는 다른 행보다.
그러나 메뉴 개편과 관련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스테이크 전문점'과 '고급화' 타이틀을 유지해온 아웃백의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다. 재료 및 조리방법이 간소화될 경우 이전의 퀄리티 유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이다.
이에 대해 bhc 측은 현재 온라인상에서 확산되고 있는 메뉴 개편 내용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bhc관계자는 "사실 확인이 전혀 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확인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