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전북 전주시는 보물인 조선시대 객사인 전주 풍패지관이 고려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이라는 추정 자료와 규모·축조내력·변천과정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를 확보했다고 22일 밝혔다.
전주시는 풍패지관 발굴조사를 통해 월대(月臺, 궁궐 혹은 정전 등 중요한 건물 앞에 설치하는 넓은 기단 형식의 대(臺))시설과 월대시설 남쪽으로 연결된 중앙 계단지, 월대 주변의 박석시설 등의 유구를 확인했다.
[전주=뉴스핌] 홍재희 기자 = 22일 서배원 전주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풍패지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2.02.22 obliviate12@newspim.com |
유구 안에서는 봉황무늬수막새와 분청사기 등 조선시대 전기의 유물이 출토돼 풍패지관의 본래 형태와 건립연대, 위상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풍패지관 건물 남쪽에 동서 길이 17.5m, 남북 너비 5.2m 규모인 월대시설은 조선후기의 고지도를 통해 존재 가능성이 추정돼 왔다. 이번 발굴조사에서 처음으로 그 전체 모습이 확인됐다.
또 월대 내부에서는 분청사기편이 출토됐으며, 이를 통해 이 월대는 15세기 무렵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중앙계단은 월대시설 남쪽 중앙에 설치돼 있으며, 너비는 2m다. 발굴조사 결과 한 단만 잔존하고 있으며, 끝에는 계단 발판 1열이 추가로 확인됐다.
박석시설은 월대와 계단시설을 중심으로 남쪽과 동쪽에 집중적으로 확인됐고 그 아래는 고려시대의 대지 조성층과 통일신라시대의 대지 조성층도 확인됐다.
고려시대 대지 조성층에서는 고려시대 초석건물지의 유구가 확인됐고 그 주변으로 '전주객사 병오년조(全州客舍 丙午年造)'의 글자가 찍힌 고려시대 기와편과 상감청자편, 일휘문수막새, 건물벽체편, 전돌 등이 출토됐다.
전주객사가 고려시대부터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헌기록으로는 고려시대 문신이었던 이규보가 전주목의 관리로 부임했을 때인 1199~1200년 무렵 전주객사를 배경으로 지은 시문이 동국이상국집에 전해지고 있다.
이외에도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통일신라시대 대지 조성층에서 적심석기초(생땅이 나올 때까지 기초웅덩이를 파고 적심석(積心石)이라고 하는 자갈을 층층이 다지면서 쌓아 올리는 기초)의 흔적과 함께 '官'자명이 찍힌 선문기와, 완(토기) 등도 출토됐다.
통일신라시대 대지 조성층은 풍패지관 외에도 전라감영과 경기전 등 전주 구시가지 일원에 폭넓게 분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통일신라시대 완산주 설치와 함께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주 풍패지관은 왕의 상징인 궐패(전패, 조선시대, 각 고을의 객사에 모셔 두는 '闕(궐)'자를 새긴 나무패)를 모시고 망궐례(望闕禮, 직접 왕을 배알하고 경의를 나타낼 수 없을 때, 멀리서 궁궐을 바라보고 절하는 예식)를 지내며 외국 사신을 맞이하는 중요한 건물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문헌기록이 적어 건립 및 중수내력 등을 명확히 알 수 없어 전주시는 풍패지관의 규모와 형태, 건립시기 등을 파악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전주시는 풍패지관 주관건물의 남쪽구역과 창고와 담장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서쪽구역의 두 지점을 대상으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 발굴조사 결과를 토대로 복원계획과 문화재로서의 위상 강화 방안 등을 담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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