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과하면 문명 파괴할 수 있어"
"암호화폐는 성병, 금지한 중국이 옳아"
"기술은 계속 유지될 것...애플 강한 회사"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리는 찰리 멍거 버크셔 해서웨이 부회장이 치솟는 물가에 대해 우려하며 핵전쟁을 제외하고 인플레이션이 현재 가장 큰 장기적 위험이라고 경고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BC에 따르면, 멍거는 미국 데일리 저널이 온라인으로 개최한 연례 주주 총회에서 인플레이션이 과거 로마 제국이 붕괴한 원인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과도하면 문명을 망친다"고 경고했다.
[사진 신화사 = 뉴스핌 특약] |
이 같은 발언은 미국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7.5%(전년 대비) 급등하며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지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수 차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도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반대론자로도 잘 알려진 멍거 부회장은 이날도 암호화폐를 '성병'에 비유하며 극심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당장 암호화폐가 금지되기를 바란다"며 "암호화폐를 금지한 중국이 옳았고, 미국이 (암호화폐를) 허용한 건 잘못된 결정"이라고 말했다.
멍거는 아마추어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모멘텀 투자' 열풍을 불러일으킨 로빈후드 등 주식 거래 플랫폼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공매도와의 전쟁'이 벌어졌던 게임스톱 사태 등을 언급하면서 "일부 사람들이 주식시장을 도박장처럼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연준의 긴축 강화 전망에 미 증시 전반이 출렁이는 가운데, 금리 인상 우려에 기술주가 유난히 휘청이고 있지만 멍거는 "기술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과거 워렌 버핏 회장과 멍거 부회장은 닷컴버블이 절정에 달했을 때에도 기술주를 피할 정도로 기술주에 반대하는 입장이었으나,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의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높은 지분(약 40%, 1600억달러 어치)을 차지하는 회사는 애플(종목명:AAPL)이다.
이날 멍거는 "워렌과 나는 강제로 끌려간 갓난아기처럼 기술을 습득하게 됐다"며 "이는 모든 미국인에게 해당되며, 기술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버크셔가 막대한 지분을 보유한 애플에 대해 "강한 회사이며, 앞으로도 강한 회사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버핏 회장은 보험과 철도에 이어 애플이 버크셔의 세 번째로 큰 사업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버크셔 산하 보험회사 가이코,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BNSF)에 이어 애플 주식을 보유한 것이 세 번째로 큰 이익을 준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