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이후 자금 유출 2010년 이후 최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전운이 짙어지면서 미국 정크본드 시장에서 역대급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13일(현지시각) 마켓워치는 골드만삭스 리서치를 인용, 연초 이후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이 158억달러로 2010년 이후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장 헤드라인을 본격 장식한 이달 3일부터 10일까지 일주일 동안 유출된 금액만 35억달러에 달한다.
골드만 신용리서치팀 대표 로트피 카루이는 "미국과 유럽에서 모두 하이일드 채권 기피 현상이 (자금 유출을 통해) 두드러지고 있다"고 전했다.
유럽 하이일드 채권 펀드에서도 주간 기준으로 15억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골드만에 따르면 이는 역대 최대 수준이다.
작년 말만 하더라도 월가에는 위험도가 높은 정크본드가 올해도 높은 인기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었다.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도 미국 경기 개선세와 기업들의 재무제표 개선 효과에 힘입어 일부 상쇄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우크라사태를 기점으로 투자자 심리는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 당장 3월 연준의 금리 인상폭이 25bp(1bp=0.01%포인트)가 아닌 50bp가 될 것이란 전망을 키우면서 투자 불안감을 1차로 자극했다.
이후 지난 금요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우크라이나 내 자국민들에게 24~48시간 이내에 철수를 다시 권고하면서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되자 위험자산 기피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시장 불안이 커졌을 때 신용 투자자들이 가장 먼저 덜어내는 것은 상장지수펀드(ETF)로,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달러 하이일드 회사채 ETF(티커:HYG)는 연초 이후 5.1%가 내린 상태다.
골드만 카루이는 올해 미국 정크본드 펀드에서 자금 유출로 펀드 운용액이 3.8%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