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 13일 긴급 기자회견 열고 단일화 제안
국민의힘 "安 방식,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것"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3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물밑에서만 떠돌던 야권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다만 안 후보가 단일화 방식으로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 같은 '여론조사 국민경선' 방식을 제시했고, 국민의힘이 이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단일화 줄다리기는 투표 용지 인쇄 전까지의 '2라운드'로 이어지게 됐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11일 오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방송 6개사 공동 주관 '2022 대선후보 초청 토론'에서 인사를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22.02.11 photo@newspim.com |
안 후보는 이날 오전 대선 본후보 등록 후 개최한 유튜브 긴급 기자회견에서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 신뢰 속에 압도적 승리가 뒷받침 되어야만 가능하다. 어느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실현이 어렵다"며 "그래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국민 통합을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안 후보는 그러면서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할 것을 약속한 후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통해 단일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돼든 서로의 러닝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안 후보는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안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가 없다"며 "상식에 기반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 합의한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의 공개 요구 후 국민의힘은 단일화 제안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여론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부의 입장을 밝혔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입장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면서도 "그러나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먀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면서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2022.01.05 mironj19@newspim.com |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단일화를 두고 끝까지 대립을 이어간 바 있다. 당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단일화하기로 합의를 했음에도 '후보 적합도 방식' '후보 지지도 방식' 등 문항과 여론조사 방법 등을 두고 끝까지 다퉜다.
결국 양 후보가 한발씩 물러나며 극적 합의를 이뤘고 본투표에서 오세훈 단일 후보가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18%p가 넘는 차이로 크게 승리한 바 있다.
안 후보는 당시의 경험을 살려 같은 방식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윤 후보 측의 입장이 그때와 달라 추후 협상에서의 난항이 예상된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공개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에 대해 "서로 신뢰하고 정권교체라는 방향이 맞으면 단 10분 안에도 되는 것"이라면서도 "물밑에서 미주알고주알 따지는 그런 지난한 협상이라면 처음부터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인터뷰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단일화 추진위원회 같은 것을 만들어서 협상하라고 하면 그런 건 안 하겠다"며 "(단일화를) 하게 되면 느닷없이 전격적으로 하는 것이지, 이를 오픈해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하면 진행이 되겠나"라며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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