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논란·불이익 되풀이 되지않는 계기"
국제스포츠계 동참해 나갈 것 '기대'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대한민국 선수단이 지난 7일 남자 1000m 준결승 경기 '편파 판정'에 대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8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쇼트트랙 판정 문제와 관련해서 대한민국 선수단이 긴급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유인탁 선수부단장, 윤홍근 선수단장, 최용구 쇼트트랙 대표팀 지원단장, 이소희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 겸 비디오 전력분석 담당이다. 2022.02.08. jeongwon1026@newspim.com |
오심 논란은 어느 대회나 있어왔다. 하지만 이번 판정은 중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에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윤홍근 대한민국 선수단 단장은 "이번 판정의 부당함을 공식화함으로써 다시는 국제 빙상계와 스포츠계에서 우리 선수들에게 억울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선수단이 올림픽 기간 중에 이례적으로 CAS 제소를 결정한 것도 이번 사안이 그 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이 올림픽 기간 중에 CAS 제소를 결정한 것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체조 양태영 사건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양태영은 기계체조 남자 종합에서 57.774점을 받아 57.823점을 기록한 폴햄(미국)에게 0.049점차로 동메달을 차지했다.
개인종합 한 종목인 평행봉에서 심판이 가산점 0.2점의 연기를 0.1점으로 판정해 금메달을 도둑맞은 사건이었다. 국제체조연맹은 판정 논란이 불어지면서 자체 분석을 통해 양태영이 오심에 따른 0.1점을 손해봤고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고 시인했다. 주심과 기술심 등에게도 징계를 내렸다.
이어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 신아람(펜싱 여자 에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김연아(피겨 여자 싱글)가 오심으로 눈물을 흘렸지만 CAS제소까지는 하지 않았다.
CAS는 규정 오적용이나 심판 매수 등 비리가 아니면 제소를 해도 심리대상으로 삼지 않는 사례가 많다. 이번 제소 역시 황대헌과 이준서가 심판진의 규정 오적용 피해자라는 것을 규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은 이 결정이 그동안 수차례 반복되어 온 한국선수들에 대한 판정논란과 불이익이 더 이상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되는 한편,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국제스포츠계에서도 동참해 나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 1000m 결승 경기서 금메달을 받은 중국의 런쯔웨이 선수. 2022.02.07 [사진=로이터 뉴스핌] |
CAS는 스포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적인 기구다. 제7대 IOC 위원장이었던 안토니오 사마란치가 스포츠 분쟁 전문기관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설립됐다.
이전에는 스포츠 분쟁이 발생하면 IOC가 직접 처리했다. 하지만 1994년부터 CAS가 IOC로부터 독립된 중재기관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CAS가 처리하는 분쟁 범위는 경기 결과는 물론 도핑 및 선수 이적, 계약, 자격 관련 등 다양하다. 본부는 스위스 로잔에 있고 호주 출신 존 코치 IOC위원이 2011년부터 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은 CAS와 다양한 인연을 맺어왔다. 전 수영 국가대표 박태환이 대표적인 사례다. 18개월 도핑 자격정지 징계가 풀렸지만,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해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할 위기에 몰리자 2016년 CAS에 제소했다. CAS는 박태환 손을 들어줬고 국가대표 자격을 인정받아 올림픽에 나갔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일본을 꺾은 뒤 '독도는 우리땅'라 써있는 종이를 들고 세리머니를 했던 박종우도 CAS 재판 끝에 뒤늦게 동메달을 받았다.
2014년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 이용대와 김기정도 CAS에 호소했다. 당시 두 선수는 도핑규정 위반으로 세계배드민턴협회로부터 1년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고, CAS에 이를 제소했다. CAS는 새로운 자료와 증거를 바탕으로 자격 정지 징계를 철회했고, 두 선수는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있었다.
현재 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코치로 있는 안현수는 러시아 선수의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 금지를 결정한 IOC결정에 불복해 CAS에 제소했지만 패한 뒤 은퇴를 결정한 바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스핌] 배정원 기자 = 중국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판커신이 지난 7일(한국시간) 중국 베이징 캐피탈 실내 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500m 준준결승 경기 도중 손으로 블록을 밀어 상대 선수를 넘어뜨렸다. 그러나 심판은 판커신에게 아무런 페널티를 주지 않으면서 공분을 샀다. 중국은 이날 남자 1000m경기에서도 강력한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편파 판정으로 금메달까지 획득했다. 2022.02.08. jeongwon1026@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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