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선 이미 우세종
英·美 우세종화 수순
"올해 여름 확진 감소 정체 가능성...장기화"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세가 한풀 꺾인 국가에서 하위 계통 변이주 'BA.2'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연쇄 유행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1.5배 감염력이 강하다는 덴마크의 연구 결과가 나온 만큼 새로운 우세종으로 자리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엇보다 기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는 구분하기 어려운 것이 '스텔스'(Stealth·잠행)란 별칭이 붙여진 배경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양성 판정 라벨이 붙여진 검체 튜브 일러스트 이미지. 2022.01.15 [사진=로이터 뉴스핌] |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금까지 스텔스 오미크론 감염 사례는 세계 57개국에서 보고됐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31일 기준 해외유입 25건과 국내 발생 6건 등 총 31건이 발견됐다.
◆ 남아공서 2차 확산 조짐..."낙타 혹 같은 파동"
남아공 정부의 보건 자문인 툴리오 데 올리베이라 박사는 자국 내 스텔스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오미크론 파동은) 낙타 혹처럼 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이는 낙타의 등에 난 'M'자 모양의 혹처럼 1차 파동은 오미크론 유행, 2차 파동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인한 파동이 닥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현재 남아공 전체 9개주(州) 중 7개주에서 스텔스 오미크론 사례가 나왔다. 림포포 지역은 이미 새로운 우세종이 됐고, 가우텡주도 조만간 우세종이 될 것이란 게 그의 전망이다.
남아공은 보츠와나와 함께 오미크론 변이를 최초로 보고한 국가다. 지난해 12월 15일 2만7000명이었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확산세가 꺾여 2일 기준 4502명 수준에 그친다. '스텔스' 오미크론이 남아공에서 새로운 우세종이 되면서 확진자 곡선이 위로 향할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 덴마크선 이미 우세종...英·美 확산 속도 매서워
덴마크에서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이미 새로운 우세종이다. 지난달 30일 덴마크 스테튼스 세럼 연구소(SSI)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신규 확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5%라고 밝혔다. 그러나 중증·사망 위험이 기존 오미크론 변이보다 높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않았다.
영국에서는 지난달 28일 기준 4294건의 스텔스 오미크론 사례가 확인됐다. 지난 22일 1431건에서 급증한 것인데, 이는 매 5~6일마다 더블링할 것이란 보건 당국의 예측을 깬 결과다.
스텔스 오미크론이 사회에 얼마나 확산돼 있는지 확인하기란 어렵다. PCR 검사 후 유전체 분석으로만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시행 둘째날인 4일 서울 용산구 코로나19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의료진에게 자가검사키트로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있다. 2022.02.04 kilroy023@newspim.com |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존 에드먼즈 전염병학 교수는 "향후 수 주 안에 (스텔스 오미크론이) 영국에서 우세종이 될 것"이라며 "다만, 이것이 현재 유행 기간을 연장할지 또 다른 확산 정점으로의 여정이 될 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신규 확진의 약 8%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추정된다. 네이선 그루버 예일 공중보건대학원 전염병 박사는 "(스텔스 오미크론이) 미국에서 새로운 우세종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진단했다.
◆ 오미크론 확산 늦은 한국...스텔스發 유행 장기화 우려
우리나라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지 얼마되지 않아 스텔스 오미크론발 유행 장기화가 우려된다.
이미 오미크론에 한 번 감염된 사람은 스텔스 오미크론에 재감염될 확률이 크지 않다는 게 보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문제는 확산세가 꺾일 시점에 스텔스 오미크론이 유행할 가능성이다.
CNN방송과 3일(현지시간) 인터뷰한 미 공중 보건 전문가 리애나 웬 박사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하나는 높은 백신 접종률로 신규 확진 수치가 크게 늘지 않고 올해 봄과 여름 확진자 수치가 정체기를 맞이하는 것. 다른 시나리오는 스텔스 오미크론발 유행으로 확산 곡선이 다시 상승해 팬데믹 장기화를 겪는 것이다.
국내 코로나 신규 확진의 80% 이상이 오미크론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텔스 오미크론 변수를 고려하지 않으면 오는 3, 4월에 정점을 지나 확산세가 꺾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웬 박사는 두 가지 시나리오 중 어느 것 하나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백신과 부스터샷 접종을 통해 중증·사망 위험을 최소화하는 방법 뿐이 없다고 덧붙였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