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채무 증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
"국가채무비율 상승전망은 압박 요인"
"소비회복·수출호조로 3%대 성장 전망"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역대 최고 수준인 'AA-,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2년간 일곱차례에 걸쳐 131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하면서 국가재정지표가 악화된 것을 감안하면 다행스러운 결과로 분석된다.
피치사는 "한국의 현재 신용등급은 수출 등 강한 대외건전성과 경제 회복 성과 등 우리 경제의 강점과 북한 관련 지정학적 긴장, 유사등급 국가 대비 낮은 거버넌스 지수(세계은행),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도전요인 등을 균형 있게 반영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용등급 평가 관점에서 재정여력은 단기적으로는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면서도 "국가채무비율의 지속적인 상승 전망은 중기적 관점에서 신용등급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는 "소비 회복과 수출 호조 등으로 2022년 GDP가 3%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오미크론 변이 등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출은 여전히 견조하겠으나 중국의 성장둔화 등 영향으로 호조세는 다소 약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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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기획재정부] 2022.01.27 dream@newspim.com |
또한 "지난 2년간의 회복 성과에 힘입어 팬데믹의 경제적 상흔(scarring)은 제한적이겠지만, 인구구조 변화는 중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제약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판 뉴딜을 통한 정부의 생산성 제고 노력은 장기적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압력을 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사는 재정지표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낙관적인 분석을 내놨다. 피치는 "정부가 제출한 올해 추경(안)을 고려하더라도 재정수지는 2021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며 "국가채무 증가폭도 유사등급 국가들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의 '적극적 재정지출 및 재정적자 용인' 기조가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고령화에 따른 장기 지출 소요가 있는 상황에서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재정준칙은 재정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나 여전히 국회 논의 중"이라며 "대선후보들도 경제회복을 위한 재정지원 지속을 지지하고 있어 재정안정화는 대선 이후에도 완만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통화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은행은 금융리스크, 물가상승률 관리 등을 위해 올해 두 차례 25bp씩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작년의 높은 물가상승률은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며 "올해와 내년에는 점차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내외 리스크에 대해서는 "집값 상승 등으로 2021년 가계부채가 급증했으나, 가계 자산, 상환능력 등 고려시 리스크는 잘 억제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한측의 대화재개, 종전선언 노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긴장은 상승세"라며 "비핵화 협상은 큰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더불어 "순대외채권국 지위, 경상흑자 지속, 충분한 외환보유액 등 견조한 대외건전성은 미국 연준의 긴축에 따라 예상되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피치사의 이번 평가에 대해 우리 정부는 "지난 2년간 우리 경제가 보여준 견고한 기초 체력과 강한 회복력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여전히 유효함을 재확인했다"고 자평했다.
이어 "신평사가 고령화 등 구조적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재정여력 확보를 강조하고 정부의 재정안정화 노력에 주목하고 있음을 함께 확인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피치 등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우리 경제의 회복성과 및 정책방향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등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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