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50% 돌파…내달 2만명 전망
방역체계 전환 혼선…전환시기도 놓쳐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국내에서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가운데 정부의 방역체계 전환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빠른 오미크론 특성상 설 연휴 이후 확진자가 2만명에 이를 수 있다며 방역체계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확진자 수는 8571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22일부터 사흘 연속 7000명대를 이어오다가 이날 8000명을 넘어섰다.
지난주(16∼22일) 국내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50.3%로 우세종이 됐다고 발표한지 하루만에 최대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다.
특히 지난주(17∼23일)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50.3%로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지난해 12월 1일 이후 52일 만에 우세종 기준인 50%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정부는 오는 26일에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이 50%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리 이 기준에 도달한 것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확진자 수가 급격히 늘고 있는 상황이고 내일이면 1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설 명절 이후에는 확진자가 2만명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문재인 대통령 직접 신속한 오미크론 대응체계로이 전환을 주문하고 나섰다. 전날 문 대통령은 "오미크론 확산세가 매우 빨라 우세종이 됐고 단기간에 확진자가 폭증할 수 있다"며 "총리가 중심이 돼 범정부적으로 총력 대응해 새로운 방역·치료체계를 조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 "새로운 검사체계와 동네 병·의원 중심 재택치료 등 정부의 오미크론 대응 내용과 계획을 충분히 국민들에게 알리고 의료기관과도 협력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신속한 대응체계 전환 주문이 있었지만 방역당국의 대처는 미흡하기만 한 상황이다. 정부는 주간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 7000명을 넘으면 전국적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할 계획이다.
전북 코로나19 검체채취 [사진=뉴스핌 DB] 2022.01.25 lbs0964@newspim.com |
당초 정부는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4곳에서 방역체계 전환이 시행되는 26일 7000명대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부터 사흘 연속 7000명대 확진자에 이어 이날 8000명대 확진자가 나오면서 유행 규모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당국은 우선 오는 26일 오미크론 변이가 광범위하게 확산한 광주·전남·평택·안성 등 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오미크론 변이 '대응 단계'를 일부 시행하기로 했다.
4개 지자체에서는 고위험군에 한해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시행한다. 단순 의심자는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로 먼저 검사한 후 양성이 나오면 PCR 검사를 받는다. 호흡기전담클리닉 43곳은 의심 환자 대상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와 확진자 진료를 담당한다.
하지만 자가검사키트 지급, 일반 병의원의 진료 준비 등 구체적인 시행 계획이 없어 현장의 혼란을 초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천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상황에서 정부가 빠르게 방역체계 전환을 해야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행 계획조차 나오지 않았다"며 "전국민에게 자가검사키트를 최소한 2개씩은 지급하고 병의원에 야간 당직을 설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진단과 진료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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