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등 윗선 개입 여부 수사 확대 가능성
아내, 처제 입건…사실상 공범으로 지목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경찰이 12일 오스템임플란트 본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나서며 최규옥 회장과 임원진 등 횡령 직원 이모(45)씨의 '윗선'에 대한 수사 가능성도 커졌다. 경찰은 현재 "모든 공범 가능성에 대해 열어 놓고 수사중"이라는 입장이다.
12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서경찰서는 이날 오후 1시쯤 서울 강서구에 있는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압수수색에 나섰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오스템임플란트의 자금 관리 담당자 이모 씨가 회삿돈 1880억 원을 횡령해 동진쎄미캠의 주식을 사들인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있다. 이번 횡령사건은 상장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현재 한국거래소가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 거래를 중단해 주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사옥의 모습. 2022.01.04 hwang@newspim.com |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씨의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회사 내부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보해 확인하는 등 회사 임원진들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회사에서는 잔액증명서를 위조했고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진술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어 본사를 압수수색 중"이라며 "공범 여부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 한 고위 관계자는 압수수색과 관련 "이씨의 범행동기와 증거확보 차원, 그리고 법행수법 및 형태를 파악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며 "필요시 윗선 수사는 계속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시민단체인 서민민생대책위원회가 최규옥 회장과 엄태관 대표이사 등 임원진을 횡령 및 자본시장법(시세조종) 위반 혐의로 고발한 만큼 임원진에 대한 조사도 조만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아내, 처제 입건…사실상 공범으로 지목
경찰은 이씨가 횡령하는 과정에서 가족이 공모했을 가능성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지난 10일 이씨의 아내, 여동생, 처제 부부, 아버지 등을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지난 11일 이씨의 아내와 처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경찰은 이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 횡령 및 범죄수익은닉 혐의로 입건한 상태다.
앞서 이씨는 횡령 금액을 이용해 아내와 처제 명의로 75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매입했고, 잠적 전에는 자신이 소유하던 상가 건물을 아내와 처제 부부에게 한 채씩 증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건물을 담보로 잡혀 있던 대출금도 상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이씨 여동생 주거지에서 1kg짜리 금괴 100개를 추가로 합수하면서 이씨가 횡령금으로 사들인 금괴 851개를 모두 확보했다. 이씨가 한국금거래소에서 미처 찾아가지 않은 금괴 4개를 포함해 이씨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497개, 아버지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254개를 압수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금괴를 옮기는 과정에서 아버지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되면서 가족의 공모 정황이 점쳐졌다. 다만 경찰 조사가 예정됐던 이씨 아버지가 사망한 채 발견되면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한편, 경찰은 횡령액 가운데 실제 피해액인 1880억원에 대한 용처를 대부분 파악했다. 이날 모두 확보한 금괴 681억원가량을 비롯해 현금 4억3000만원을 압수했으며 증권계좌에 있던 252억원 상당의 주식도 동결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으로 구입한 부동산에 대해서도 기소 전 몰수 및 추징 보전을 신청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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