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권 국민의힘 "환영"·민주당 "문 대통령 결정 존중"·정의당 "반역사적 처사"
[대구·경북종합=뉴스핌] 남효선 기자 = 문재인 정부가 24일 단행한 '박근혜 전 대통령 특별사면' 소식이 알려지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와 경북, 이른바 TK지역 주류 정치권과 주민들은 전반적으로 '환영'한 반면, 진보 정치권과 촛불단체 등 시민사회는 "정의와 공정 저버린 반역사적 처사"라며 비판하고 나서 반응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대구광역시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안고 계셨을 고뇌의 크기 또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고 무거웠으리라 생각된다. 대통령의 힘든 결정을 존중하며 대한민국이 국민대통합의 새시대를 열고 코로나19로 어려운 민생안정을 살피는데, 모든 국력을 모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문 대통령의 '국민대통합 위한 고뇌'에 방점을 찍었다.
그러면서 TK권 범진보세력의 역풍을 의식한 듯 "2017년 대선은 준엄한 촛불 민심으로 치러진 선거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반대하는 분들의 마음 또한 모르는 바 아니며 아쉬움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상가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2022년 새해를 맞아 오는 31일자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밝혔다. 2021.12.24 mironj19@newspim.com2021.12.24 nulcheon@newspim.com |
TK권 국민의힘은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특별사면이 늦었지만 환영한다.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박 전 대통령이 오랜 수감 생활로 인한 지병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하루 빨리 건강을 회복하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도 국민통합 차원에서 조속히 결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
이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박 대통령의 사면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기회가 될 때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 두 분의 사면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를 통해 이념·세대 간의 갈등을 봉합하고,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토대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밝히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명박 대통령도 조속히 사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통합과 결자해지 차원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권 시장은 그러면서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도 빠른 사면을 고려해주시기를 대통령께 간곡하게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특별사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2022년 새해를 맞아 오는 31일자로 국정농단 사건으로 수감 중인 박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일반 형사범 등 3094명을 특별사면·감형·복권 조치했다고 밝혔다. 2021.12.24 mironj19@newspim.com 2021.12.24 nulcheon@newspim.com |
반면에 TK권의 진보 야당과 촛불단체 등 시민사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정의당 대구시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촛불시민을 기만하지 말라"고 맹비난하고 "문재인 대통령은 4대 부패범죄 사면 제한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박근혜씨 사면 소식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부합하지도 않고 옳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진보당 대구시당도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사면 결정은 촛불 민심을 정면으로 배신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했던 국정농단에 면죄부를 준 문 대통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문재인 정부를 비난했다.
촛불단체 등 시민사회도 강하게 비판했다.
대구참여연대는 "공정의 시대 정신을 저버린 반역사적 처사"라고 비난하고 "건강 악화와 국민화합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하나 촛불 시민들과 함께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과 권력비리를 심판하고 박 전 대통령을 탄핵했던 우리는 이같은 결정을 용납할 수 없다"고 논평했다.
TK권의 시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이다.
A(50대, 직장인)씨는 "국정농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역사적 오점을 남겼으나, 국민대통합을 위한 문재인 정부의 이번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러나 일각에서 요구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과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은 본질이 다르다"고 말했다.
또 이번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이 TK권 대선 등 정치인식에 끼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A씨는 "오히려 야당인 국민의힘 측에는 별 도움이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박 전 대통령 탄핵에 앞장 선 곳은 자기들이 아닌가"고 말했다.
60대 B씨는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환영한다. 특별사면은 당연한 처사"라고 크게 반겼다. 그러면서 B씨는 이번 대선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진작에 사면했어야 하는데 시점이 묘하다"며 이번 특별사면의 시점을 두고 경계하는 입장을 보였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