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폰-다우케미칼·바이엘-몬산토, 일부 사업 조건부 매각 후 승인
한국조선해양 "LNG사업 매각 불가...독점 어려운 구조"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유럽연합(EU)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간 기업결합에 대해 독과점 해소 방안을 요구하며 양 사의 합병이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EU가 과거 승인한 글로벌 기업 간 결합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현대중공업그룹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금지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LNG선박 사업 비중이 60%에 달해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EU가 판단하고 있는 양 사 간 기업결합의 관건은 LNG 부문의 독과점 해소다. 이에 EU는 한국조선해양 측에 LNG 부문 사업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한국조선해양은 중소 조선사로 LNG 부문 기술이전을 하겠다며 LNG 사업 부분 매각은 사실상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EU는 과거에도 글로벌 기업들 간 합병에서 독과점 해소 방안으로 일부 사업 매각을 요구한 바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7년 이뤄진 농화학기업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사례와 2018년 이뤄진 제약사 바이엘과 몬산토의 결합 사례가 이에 해당한다.
지난 2017년 3월 이뤄진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 승인은 글로벌 R&D 부문, 농약사업부, 석유화학제품 제조시설 등을 매각을 조건으로 했다. 바이엘과 몬산토의 기업결합도 바이엘의 제초제 및 종자사업의 일부를 매각하는 조건으로 승인됐다.
다우케미칼과 듀폰의 합병은 1400억 달러(166조8000억원), 바이엘과 몬산토는 660억 달러(78조6300억원) 규모의 '메가 딜'이었다.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조선 1~2위 업체이기는 하지만 규모는 18억 달러(2조2000억원) 수준으로 앞선 두 사례와 비교할 경우 규모는 매우 적다.
다만 EU는 LNG사업 부문에 있어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글로벌 점유율이 60%에 달하는 만큼 이에 대한 독과점 우려 해소를 주문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방법적인 면에서 EU는 LNG사업 매각을, 한국조선해양은 LNG사업 기술이전이나 LNG 점유율 일정 수준 이하 유지를 제시하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실제 EU와 한국조선해양 측은 이 '독과점 해소 방안'을 두고 지속적인 입장 차이를 보여왔다. EU는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결합이 시장 독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반대했고,한국조선해양 측은 LNG 사업의 독점이 어렵다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여기에 한국조선해양은 전체 사업 중 LNG 사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올해 수주한 전체 금액인 225억 달러(224척) 중 LNG선은 57억 달러(32척) 수준으로 전체 수주금액의 25%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부문은 단순 점유율로 지배력을 평가가 불가하며 특정업체의 독점도 어렵다"며 "조건 없는 승인을 내렸던 3개국처럼 EU도 조건 없는 승인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EU의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 간 최종 기업결합 관련 결과는 내달 20일 발표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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