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출고에 대부분 6개월 이상 소요...내년 보조금 감축 불가피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글로벌 반도체 수급난에 더해 내년도 보조금 제도 변경까지 겹치며 전기차 예비 구매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기아,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들은 대부분 6개월 이상의 출고 기간이 소요되고 있다.
[사진= 제네시스] |
현대차 아이오닉5의 경우 8개월 가량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기아 EV6와 제네시스 GV60은 12개월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대차는 주말 특근까지 재개하면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대응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울산 1~5공장에서 올해 첫 토요일 특근을 시작한 것이다.
토요 특근에 따라 현대차 울산 공장은 12월 한 달 동안 2만대 이상의 차량을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주말 특근을 실시했지만 실제 출고기간을 앞당길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내년도 전기차 보조금 감축도 출고를 기다리는 예비 전기차 오너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환경부는 현행 6000만원 미만 전기차 100% 지급, 6000만원~9000만원대 전기차 보조금 50% 지급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조금 100% 지급 대상을 5500만원으로 하향하고 50% 지급 대상도 5500만원~8500만원으로 조정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5990만원으로 시작해 보조금 100%를 지원받을 수 있는 GV60은 내년에는 보조금이 50%로 떨어지게 되며 아이오닉5와 기아 EV6도 그동안 100% 보조금 적용을 받던 일부 모델에서 보조금이 줄어들게 된다.
수입차 브랜드 중에서도 5990만원에 맞춰 출시한 벤츠 EQA나 역시 6000만원대 미만의 가격으로 출시가 예정된 아우디 Q4 이트론(e-tron) 또한 보조금을 100% 지원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전기차 예비 구매자들은 늘어나는 출고기간과 강화되는 보조금 제도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올해 전기차를 구매한 고객은 3개월 내 출고 시 올해 보조금 정책에 따라 지원을 받지만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춣고기간이 6개월 이상 걸리면서 지원금 혜택을 받기 어려운 상태다. 출고기한 3개월이 넘어갈 경우 보조금 지급 자격이 취소되는데 이 경우 내년도 보조금을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7월말 아이오닉5와 EV6를 계약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는데 보조금 지원금액이 하락한다니 계약을 유지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이용자는 "전기차 보급을 늘리자면서 보조금 지원 기준을 5500만원으로 줄이면 누가 전기차를 사나"라며 "보조금이 줄어든다면 하이브리드를 사지 전기차를 살 이유가 없다"고 했다.
올해 전기차 구매를 신청한 사람의 경우에 한해 현행 보조금 제도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또 다른 전기차 커뮤니티의 이용자는 "올해 계약한 사람에 한해 내년도 상반기까지는 5990만원으로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갑자기 바뀌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이용자 역시 "내년부터 자동차업체들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 가장 최상위 트림을 5500만원으로 맞추고 전부 옵션으로 빼지 않을까 싶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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