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에 주주들 '부글부글'
'무상증자' 소식에 주가 26% 급등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이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회사가 주주가치 제고에 전혀 관심이 없이 잦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최대주주인 최영권 대표를 위한 경영에 몰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아이큐어는 소액주주들의 주장을 부인한다. 도네패질 패치제의 미국 임상 등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며 모두가 사업상 필요에 따른 정상적인 경영활동이라는 입장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이큐어 주가(종가 기준)는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2거래일 동안 26.3% 급등했다. 무엇보다 100% 무상증자 영향이 컸다. 아이큐어는 지난 금요일 공시를 통해 소유주식(자기주식 제외) 1주당 1주의 비율로 신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라며 "(현재 적자인 상황에서) 부담이 적지 않지만, 주주들의 입장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했다.
앞서 아이큐어는 올해 2월에도 주당 0.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는데, 1년에 두 번씩 무상증자를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이번 무상증자가) 회사 입장에선 50억 원 정도 쓴 것과 마찬가지"라며 "(재무적 부담이 있지만) 주주들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이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아이큐어 본사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아이큐어 소액주주연대] |
하지만 아이큐어 소액주주들은 최영권 아이큐어 대표의 연임 반대 등을 외치며 시위 중이다. 올 2월 세계 최초로 도네페질 치매패치 임상 3상 성공 소식에 급등한 주가가 반토막 났고, 그 사이 회사가 주가 부양을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든다. 오히려 연이은 CB 발행과 최대주주를 둘러싼 잡음을 유발시키면서 주가 부양이 아닌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고 반박했다.
소액주주 측은 "아이큐어는 상장된 지 3년이 조금 지났는데 CB를 벌써 4회차 발행했다"면서 "1000억 원이 넘는 CB와 더불어 모더나 백신 (유통) 사업을 한다며 집집마다 회사 관계자들이 와서 정관 변경을 통해 CB 한도를 기존 700억 원에서 5000억 원까지 증액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아이큐어는 최근 4년간 총 1050억 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2017년 10월 150억 원, 2019년 4월 각각 350억 원과 50억 원, 2021년 1월 500억 원 규모다. 평균 1년에 한 번 CB를 발행한 셈이다. 소액주주들은 이 과정에서 CB 콜옵션을 활용한 최 대표의 사익 편취 가능성도 제기했다. 소액주주 측은 "회장님(최 대표)의 CB 발행 남발, CB 한도 증액 그리고 뒤에서 돈놀음 하는 행보로 인해 주가가 어떠한 호재가 있어도 오를 수가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에 모더나 관련 사업을 준비할 때 돈이 필요했는데 회사에 없으니 CB 한도를 올린 것"이라며 "그 한도가 5000억 원이 된 것은 정관에 5000억 이라고 돼 있어서 (형식상) 그렇게 한 것일 뿐, (다른 뜻은 없다). 내년 정기 주총에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대로 2500억~3000억 수준으로 한도를 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콜옵션을 이용해 최 대표의 이익을 불리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그 콜옵션 자체가 최대주주를 위한 제도"라며 "경영권 방어나 강화를 위한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이미 금융감독원에서 조사도 다 받은 사안으로, 문제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고 덧붙였다.
한편, 아이큐어는 현재 세계 최초 도네페질 치매 패치의 미국 임상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5일 아이큐어는 셀트리온과 공동 개발한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도네리온패취'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의 도네페질 패치제 승인이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 1상 승인을 신청, 내년에 임상 1상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상) 비용도 다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언급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