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오피니언 내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자수첩] '위드 코로나'에도 여전한 자영업자 비명

기사입력 : 2021년11월16일 11:28

최종수정 : 2021년11월16일 11:28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갈수록 빚만 늘어나는데 이러다 정말 사람 죽겠어요."

취재 현장에서 듣던 말이 현실이 됐다. 식당이나 카페, 술집 등에 가 보면 사장님들은 기자에게 항상 "죽겠다, 살려 달라"고 하소연했다.

지난 9월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합동분향소가 설치됐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생활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설치된 분향소였다.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제보 접수를 통해 파악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와 올해 최소 22명의 자영업자가 극단 선택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을 못 하게 되면서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이 빚으로 버티다 생을 포기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스스로 목숨을 끊고, 산 자는 '살려 달라'고 외치고 있다.

박성준 사회문화부 기자

최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음식점과 유흥업소, 노래방 등 인원 제한과 영업시간 제한이 풀렸어도 자영업자들은 이미 쌓인 대출금과 이자를 갚기엔 역부족이다. 손실보상법이 소급 적용되지 않아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다. 모두가 힘든 시기라고 하지만 코로나 시국은 자영업자들에게 유난히 가혹하다.

자영업자들은 대출 부담으로 폐업조차 하지 못한 채 2년을 버텨 왔다. 이들의 빚은 이미 눈덩이처럼 불어나 위드 코로나 시행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상당 기간 빚을 갚느라 허덕여야 한다.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3월 195.9%였다. 그러나 불과 9개월 뒤인 같은 해 12월엔 238.7%까지 증가했다. 막다른 골목에 내몰려 아예 파산해버리는 업주들도 지난 2019년에 비해 지난해 10%가량 늘었다.

이들의 고통을 '안타깝지만 어쩌겠냐'며 무시해도 될까. 정부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1인당 수십만원을 나눠주면서 K방역의 최대 희생양인 자영업자에 대한 보상은 소홀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자영업자에게 새희망자금, 버팀목자금 등의 명목으로 4차례 지원금을 지급하긴 했다.

그러나 피해 본 금액에 크게 못 미치는 찔끔 보상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미국과 프랑스, 캐나다, 일본에서는 자영업자에게 최대 수억원의 지원금이 지급됐지만 우리나라 자영업자 보상금은 대체로 수백만원 수준이다. 자영업자들은 이마저도 주먹구구식 지급이라고 토로한다.

지난 7월에는 이른바 '소상공인 손실보상법'이 제정돼 지난달 8일 첫 손실보상심의위원회를 통해 2021년 3분기 보상 기준이 발표됐다. 그러나 법 제정 이후인 올해 7월부터의 손실만을 보상받을 수 있다. 또 법 시행령을 보면 보상 대상을 집합금지나 영업시간 제한 조치를 적용받은 경우로 한정한다. 행정조치의 직접적 대상이 아니거나, 행정조치로 피해를 봤더라도 영업시간이 아닌 인원, 장소 사용 등을 제한한 경우는 제외한다.

숙박업이 손실보상 기준에서 제외된 게 대표적 예다. 숙박업은 객실 수 제한과 인원 제한 등의 조치가 있었지만 행정명령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외됐다. 대규모 행사가 없어지면서 위기를 맞은 행사대행업체들이나 여행, 전시, 공연시설 업체 등도 마찬가지로 손실보상에선 제외됐다.

더욱이 현재 정부의 자영업자 손실보상액은 턱없이 모자라다. 3분기 손실보상액은 1인당 평균 300만원에 불과하다. 자영업자들은 "한 달 임대료도 안 된다"고 토로한다. 손실보상금을 받은 46만명 중 하한액인 10만원을 받은 사람도 9만명이나 된다. 이마저 받지 못하는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국민도 아니냐"는 절규까지 나온다. 코로나 대응에 희생을 강요당한 자영업자들에게 지금이라도 적절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

문제는 나랏돈 씀씀이를 늘려 피해를 극복해야 한다는 여야 대선후보들의 주장에 기획재정부가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주인집 식구 중에 굶주리는 이가 있는데도 곳간지기가 곳간문을 안 열겠다고 고집하는 셈이다. 최근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긴 했지만 자영업자들은 이미 치른 손실과 빚이 너무 많다. 회복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을 위해 실효성 있는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정부와 국회가 팔 걷고 나서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길 기대해본다.

parksj@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