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직원 3명 중 2명이 신청
당초 목표 1500명 웃돌아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소매금융 철수를 결정한 한국씨티은행의 희망퇴직 신청자가 2000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에서 최대 7억원 퇴직금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금융당국이 철수에 대해 인가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희망퇴직 신청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전날 희망퇴직 신청을 마감했다. 약 2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당초 은행 목표인 1500명을 웃돌았다.
전체 정규직 및 무기전담직(3250명) 직원 3명 중 2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2400명 규모의 소비자금융 직원 5명 중 4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이다.
![]() |
(사진=한국씨티은행) |
사측은 지난 9월 노조에 희망퇴직안을 제시했다. 정년까지 5년 넘게 남은 경우 잔여 개월 수에 월급 90%를 곱해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하는 조건이다. 잔여 기간이 5년 이하면 잔여 개월 수 만큼 월급으로 준다. 퇴직금 지급 상한액은 최대 7억원이다.
대학생 자녀 1인당 장학금 1000만원을 최대 자녀 2명까지 지급하고 퇴직 이후 3년간 배우자까지 포함해 종합검진 기회를 준다. 희망직원에 한해서는 전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사합의안에 포함되지 않았던 2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도 지급하기로 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소비자금융 철수에 대해 인가사항이 아니라고 결정하면서 희망퇴직 신청자가 늘었다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사실상 대규모 폐업을 묵인한 상태에서 청산 절차가 진행되면 곧 직원들의 업무가 사라지고 부서와 영업점이 폐쇄될 것이라는 두려움에 직면하게 됐다"며 "이는 퇴직 신청 규모의 급증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한국씨티은행은 부서별 필수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 희망퇴직을 단계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신청한 직원 중 퇴직 대상을 확정한 뒤 12월부터 내년 2월과 4월 순차적으로 희망퇴직 직원들을 내보낼 예정이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