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조원 규모 카타르 프로젝트 첫 발...조선 3사 100척 이상 수주 예상
현중, 파업 찬반 투표 진행 및 대우조선 부분 파업 돌입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총 23조원 규모의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가 시작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 랠리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사의 노동조합이 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하거나 부분 파업에 돌입하는 등 파업 위기에 조선사들을 긴장하게 하고 있다.
2020년 9월 인도된 현대삼호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LNG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진=한국조선해양] |
9일 업계에 따르면 카타르에너지는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 각각 LNG 운반선 4척과 2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이번 LNG선 발주는 총 23조원 규모의 일부분이다.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카타르에너지와 150척 가량의 슬롯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슬롯 계약은 배를 건조하기 전 조선사의 도크를 확보하는 계약을 의미한다. 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에너지와 150척 규모의 LNG선을 건조할 수 있도록 기예약을 해놓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조선사당 LNG선박을 40척 이상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발주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향후 몇 년 동안 LNG선박 발주가 꾸준히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아직 정식 계약은 맺지 않았지만 카타르의 이번 발주 계획 발표는 카타르 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며 "3사가 100척 이상의 규모로 가계약을 한 상태로 앞으로 몇 년 동안 꾸준히 발주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카타르 LNG선의 발주 계획 발표가 나지 않은 현대중공업 관계자도 "카타르에너지와 슬롯계약을 한 상태로 앞으로 4~5년 간 발주가 이어질 것 같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중간 연료로 LNG선에 대한 선호가 높아 LNG선박 관련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카타르 프로젝트가 첫 발을 떼었지만 국내 조선사들은 노동조합과의 임금협상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7월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 타결에 성공한 현대중공업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노사 간 입장 차이를 줄이지 못하면서, 9일 노조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노조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신청을 통해 파업권한을 획득한 상태로, 이번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과반 찬성 시 합법적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노조는 12만304원의 임금 인상(호봉승급분 별도), 성과급 산출 기준 마련 등을 제안했고 사측은 거절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 찬반 투표와 관련해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역시 지난달부터 일 4시간 가량의 부분 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회사 측의 기본급 동결안에 반대하면서 기본급 인상과 함께 한국조선해양과의 인수합병에 대해 반대 의견을 전하고 있다.
이에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기업 결합 건은 노조에서 그동안 꾸준히 문제 제기를 해왔던 부분이며 파업 역시 노조가 갖고 있는 기본 권리로 보고 있다"며 "부분 파업인 만큼 전체 공정에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닌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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