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급격하게 늘어난 배달 라이더들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외식 수요가 늘어나면서 배달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면서 배달 호황이 끝났다고 속단하긴 이르다는 반응도 나온다.
9일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1단계 첫날인 지난 1일 배달의민족 사용자수는 309만2278명이다. 이는 전월 같은 요일(10월4일·398만501명) 대비 22.3%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요기요와 쿠팡이츠 사용자 역시 각각 17.4%, 22.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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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 '위드 코로나' 시행 첫날인 1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한 식당에서 시민들이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이날부터 유흥시설을 제외한 모든 다중이용시설의 시간제한이 풀렸다. 감염 위험이 높은 유흥·체육시설 등 일부 다중이용시설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적용된다. 2021.11.01 pangbin@newspim.com |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3사(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 배달앱 사용자수 역시 2067만9749명으로 전월 동기간(10월 4~9일·2285만9527명) 대비 7.7% 감소했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야외활동이 늘어난 데 따른 외식 수요 증가가 배달앱 사용자수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라이더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더욱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며 투잡으로 배달 라이더를 병행하는 조모(35) 씨는 "위드 코로나 이전에는 퇴근 후에 4시간 정도만 일해도 7~8건은 여유있게 할 수 있었지만 이번주 들어서는 하루에 4건도 잡기 힘들다"며 "투잡 뛰면서 결혼 자금을 모으려고 했는데, 다른일을 찾아봐야 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본업보다 수입이 많아 일을 그만두고 배달 라이더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손모(29) 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회사에서 연봉이 동결되면서 고민하던 찰나에 부지런하기만 하면 월 300~400만원까지 벌 수 있다는 소릴 듣고 라이더로 뛰어들었다"면서 "평소 라면 주문이 불티나게 들어와야 되는데 (위드 코로나 시행 이후) 드문드문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외식업 활성화가 본격화되면서 코로나19 이후 배달을 병행하던 작은 매장들은 배달 주문을 받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라이더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서울 신촌에서 치킨집을 운영중인 박모(40) 씨는 "그동안 배달 대행업체를 이용하면서 수수료를 냈었는데, 이젠 매장영업시간도 늘어나고, 방문 손님들도 많아져 배달은 받지 않을 생각"이라며 "추후에 배달을 다시 재개하더라도 홀도 보고 배달도 할 수 있는 직원을 한 명 더 뽑는 방향으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일시적인 외식 수요 증가가 다시금 배달 수요로 돌아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는 일주일간 하루 평균 2181.6명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식이 어려웠지만 위드 코로나를 계기로 외출이 늘어난데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면서 "게다가 대목인 연말연초가 남아있어 다양한 프로모션 등을 전개하면서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