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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이후 자산 배분 전략과 관련해 주식 비중은 늘리는 한편 채권에는 신중한 자세를 취할 것을 권장했다.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지난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테이퍼링에 대한 금융기관의 견해를 이같이 압축해 보도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미국 주식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권유했고 노무라는 미국 주식 중에서도 실적이 견조한 '기술주나 헬스케어'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인플레이션이 이어진다고 해도 '건전한 수준'이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명목금리의 상승분을 상쇄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봤다.
구체적으로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의 마쓰모토 소이치로 일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그 시점은 2023년 이후"라며 "건전한 범위 안에서 인플레가 예상되는데 이런 상황에서는 국채보다 주식의 투자 매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소이치로 CIO는 또 "정책 대응도 충분했던 만큼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재무제표는 무너지지 않았다"며 "미국·유럽·일본 등 선진국 주식을 중심으로 투자를 진행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노무라애셋매니지먼트의 이시구로 히데유키 신임 전략가는 미국 실질금리가 마이너스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기업의 주당순이익은 내후년에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주식에 우호적인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특히 높은 이익이 전망되고 저금리 환경 속에서 밸류에이션상 수혜를 누리는 정보기술(IT)과 헬스케어의 주가 상승세가 계속된다고 봤다.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내년 전년대비 2% 정도로 안정화할 것으로 기대했다.
JP모간애셋매니지먼트의 마에카와 쇼고 글로벌 마켓담당 전략가는 주식 전망을 2단계로 나눠 제시했다. 향후 수개월 동안은 미국 경제가 순조롭게 회복하고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2% 전후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가치주나 경기민감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쇼고 전략가는 이어 내년 후반에는 같은 해 10~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재무 상황은 건전한 이른바 '퀄리티' 주식이 우수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가들은 채권에 대해서는 '위험 분산 관점'에서의 투자를 권했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초이치로 CIO는 "채권 비중을 크게 늘리는 것은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연준의 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보다 앞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금리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에 대해 신중하게 보고 듀레이션(평균 잔존기간)은 짧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2% 부근으로 상승하면 매수하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픽텟투신투자고문의 마쓰모토 히로시 글로벌자산운용부장은 10년물 금리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최소 1.9~2%로 상승할 것으로 봤다. 노무라애셋매니지먼트의 히데유키 전략가는 10년물 금리가 1% 후반에 도달하면 투자 수요가 상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로이터통신도 테이퍼링 이후 주식시장의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소개했다. 바클레이스의 토드 산도즈 글로벌 주식 공동 책임자는 "주당순이익 증가율과 명목금리 상승이 어떻게 균형을 이룰지가 앞으로의 핵심 의제"라고 말했다. 그는 "기대인플레나 명목금리의 상승세가 주당순이익 증가세를 웃돈다면 주식에 매우 나쁜 시나리오"라며 "이때 주식 성과는 저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