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태 불거진 후 2주 경과…'맹탕' 대책회의 반복
환경부 며칠째 "자료 취합중"…재고파악 하세월
[세종=뉴스핌] 성소의 기자 = 요소수 품귀 사태가 불거진 지 2주가 훌쩍 넘었지만 정부는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급한 차량용 요소수의 정확한 재고 파악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중국발 요소수 부족으로 전국적인 물류 대란 우려까지 나오는 가운데 정부의 위기관리 대응 능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환경부 등 관계부처들은 3일 오후 긴급간담회를 열고 요소수 품귀사태 대응책을 논의했다. 중국이 지난달 15일부터 요소에 대한 수출 검사를 강화하면서 국내 시장에도 불똥이 튀자 2주만에 정부가 부랴부랴 대응책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시작부터 차질을 빚고 있다. 차량용 요소수의 재고 현황에 맞춰 수급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업계의 정확한 재고 파악에 정부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부고속도로 서울방향 검단 졸음쉼터 [사진=도로공사] |
환경부는 3일 롯데정밀화학 등 차량용 요소수의 주요 제조업체 7개 간부들과 긴급회의를 가진 후 상세한 계약현황과 재고 현황 자료를 요구했다. 사태가 시급한 만큼 바로 다음날인 4일까지로 제출 시한을 못박았지만 7개 업체 중 3개 업체만 시일에 맞춰 자료를 넘긴 상황이다.
김승희 환경부 대기정책관리관은 이날 "자료를 아직 취합 중"이라고 전했다.
그 중에서도 차량용 요소수의 국내 제조 비중이 가장 높은 롯데정밀화학의 재고 자료는 정작 받지 못했다. 황인목 환경부 교통환경과장은 4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롯데정밀화학의 자료만 와도 어느정도 파악을 할 수 있다"며 "그러나 영업비밀이라고 정부 요구에 협조를 해주지 않는다"고 전했다.
수급대책의 근거가 되는 기초자료 확보가 늦어지면서 정부 대응도 도마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발 요소의 수출라인에 문제를 빚기 시작한 건 지난달 15일이다. 사태가 불거진 지 보름이 지나서야 정부가 팔을 걷어부쳤지만 요소수 부족은 현재 '물류 대란'으로까지 번진 상황이다.
특히 요소수 사용량이 높은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운행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전국 주유소를 돌아도 요소수를 구하기 어려운 데다 구하더라도 요소수 가격이 평소의 10배로 뛰어 화물차 기사들은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있다.
요소수 품귀 사태는 응급차량에까지 불똥이 번져 소방차와 구급차의 운행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날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서울소방본부가 보유한 요소수 재고량은 4~5개월치에 불과하다.
한편 환경부는 4일 산업용 요소수를 차량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술 검토 작업에 돌입했다. 차량용 요소수가 동이 나자 고육지책으로 산업용 요소수를 끌어다 쓰는 방안을 강구한 것이다. 환경부는 이날 산업용 요소와 요소수 시료를 확보해 성분을 시험 중이며, 실제 자동차에 오염물질 배출 농도 등을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자료=환경부] 2021.11.05 dream@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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