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완수 웹케시 부회장 단독인터뷰
웹케시, KT로부터 236억 규모 투자 유치·업무협약 체결
B2B 핀테크 기술·데이터 바탕으로 AI 음성비서 출시
"AI 경리나라 출시 이후 6곳과 에스크 아바타 런칭 검토"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누구나 AI비서를 데리고 일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2800만명의 노동자가 웹케시 잠재 고객이다. 이들이 에스크 아바타로 각자의 가치관에 맞는 비서를 키울 수 있게 될 것이다."
윤완수 웹케시 부회장은 1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진행 중인 AI 신사업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윤 부회장은 '경리나라' 앱으로 잘 알려진 웹케시의 창립멤버 중 한 명이다. 최근 KT와 손잡고 B2B 영역에서 AI 비서 서비스 도입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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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윤완수 웹케시그룹 부회장. 2021.10.28 pangbin@newspim.com |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토스가 생활 속 자금이체이나 결제를 담당한다면 웹케시는 기업들의 편리한 자금 관리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B2B 핀테크 기업이다. 1999년 설립된 웹케시는 금융기관과 기업의 내부 시스템을 연결해 자금관리를 돕는다. 고객별로 공공기관 및 대기업향인 '인하우스뱅크', 중견기업향 '브랜치', 중소기업향 '경리나라' 등을 운영하고 있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3% 증가한 394억7252만원, 영업이익은 50% 증가한 81억3062만원이다.
B2B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곡선을 이어오던 웹케시는 최근 AI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윤 부회장은 "웹케시는 인터넷 시대에 만들어진 회사다. 2000년 PC기반으로 인하우스뱅크, 브랜치, 경리나라 등 서비스들이 나왔고 2010년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서자 PC 위주의 도메인을 모두 스마트폰으로 전환했다. 이제는 넥스트 메가트렌드인 AI로 도메인을 트랜스포메이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웹케시는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지난 6월 KT로부터 236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B2B 금융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이후 이들은 합작을 통해 B2B 특화 AI 비서인 '에스크 아바타'를 출시했다. 개발 과정에서 KT는 음성인식 기술 인프라를 제공했으며 웹케시는 보유한 B2B데이터를 AI에 딥러닝시키는 과정을 담당했다.
양사는 11월 1일 기존 경리나라앱에 공동 개발한 AI비서 '에스크 아바타'를 탑재한 'AI경리나라'를 공개했으며 10월 초 출시된 'KT클라우드 경리나라'에도 에스크 아바타 기능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윤 부회장은 KT와의 협력 배경에 대해 "KT가 기존 통신사업에서 클라우드, 빅데이터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B2B 섹터의 경험을 갖고있는 파트너를 찾게 되면서 웹케시와 연을 맺었다. 우리는 시스템을 기술적으로 AI로 옮기기 위한 니즈가 있었고 KT의 클라우드나 음성인식 기술 등을 활용해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삼성 빅스비,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 알렉사 등과 비교해 에스크 아바타가 갖는 차별점은 기업금융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기존 AI서비스에 '매출액은?'이라고 질문하면 매출액의 사전적 정의를 답한다. 하지만 에스크 아바타는 똑같은 질문을 하면 실제 회사의 2020년도 매출액을 수치로 띄워준다.
윤 부회장은 "지금 AI스피커가 전체 가정에 보급되면서 알게 모르게 생활 속에 들어가 있다. 40% 정도는 단편적으로도 매일 (AI스피커를) 사용할 정도로 꽤나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그런데 아직 B2B 분야에는 (AI비서 서비스가) 없다. 오히려 B2C 일상 업무를 처리하는 것보다 수월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기업에서는 모든 일을 하는게 아니라 정형화된 업무를 지시하거나 처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웹케시 그룹의 경리나라는 에스크 아바타가 적용된 첫 케이스다. 경리나라를 시작으로 웹케시 그룹 내 서비스 뿐 아니라 타사 기업금융 서비스까지 런칭 범위를 확장할 예정이다. 기존 서비스를 AI 환경으로 전환시켜줌으로써 비용을 수취하는 방식의 수익화를 기대하고 있다.
윤 부회장은 "경리나라에 1호점을 런칭했고 이밖에 5개 앱에 추가 런칭을 앞두고 있다. 웹케시 그룹내 2개, 타사 4개다. 이중 2~3개는 연말에, 나머지는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이라며 "앞으로 1000호, 1만호를 만들기 위해 도입속도를 점차 높여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사용하는 만큼 규제 이슈에선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윤 부회장은 "최근 문제가 되는 건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가져다 쓰기 때문에 데이터를 비식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웹케시는 기업이 자기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와는 관계없다"며 "다만, 회사 데이터가 서버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보안이슈가 생길 수 있어 해결책을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윤 부회장은 향후 2~3년내 B2B영역에서도 AI 보이스 비서 서비스가 보편화 될 것으로 봤다. 그는 "사실 여러 글로벌 회사들이 AI 보이스 기술에 투자하면서 기술 수준이 높아졌고 따라서 기술 장벽은 높지 않다. 다만, 타이밍 싸움이라고 본다. 먼저 진입할 경우 데이터를 선취하기 때문에 풍성해지고 사용자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일 기준 웹케시의 시가총액은 4294억원 규모다. 석창규 회장이 18.86%로 최대주주이며 쿠콘(7.28%), 윤완수 부회장(6.06%), 네덜란드 공적연금 운용공사(4.12%), 기업은행(4.05%)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자사주 보유 비율은 1.18%다. 그룹 계열사로는 올해 4월 상장한 쿠콘(시가총액 6761억원)을 비롯해 비즈플레이, 마드라스체크 등 비상장사 15곳이 있다.
lovus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