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이후 대규모 투자 어려워
해외 자원개발 사업 비중 낮아
현대차 1차 협력사 인수 추진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종합상사들이 올해 2분기 사업 다각화로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현대코퍼레이션은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냈다. 이는 전통적인 트레이딩에 치중한 사업 구조 때문이다.
현대코퍼레이션은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으로부터 분리돼 독립하기 이전 사업 포트폴리오와 큰 변화가 없다. 사업다각화 속도가 다른 종합상사에 비해 더딘 편이다.
◆ 올 상반기 매출 대부분 전통 트레이딩서 발생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2분기에 매출 8157억원, 영업이익 6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놨다.
상품 품목이 다양할 뿐 올 상반기 매출 대부분은 수출입업, 전통 트레이딩에서 발생했다. 철강·승용부품·석유화학 부문이 차지하는 매출액 비중이 각각 31.9%, 14.8%, 38.2%로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원개발 등 기타 부문은 2.1%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코퍼레이션이 신사업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종합상사 중 가장 먼저 해외 자원개발 사업에 진출했다. 1979년 국내 최초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인 호주 드레이튼 유연탄 광산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에도 다른 자원개발 사업들을 추진했으나 투자 규모가 크지 않았고 연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현재 ▲베트남11-2가스사업 ▲오만LNG사업 ▲카타르LNG사업 ▲예멘LNG사업 등 4개의 자원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 4개 사업은 모두 1990년대에 투자가 이뤄졌던 사업들이다.
자원개발 실적은 2015년까지는 지분법이익과 배당금으로 350억원 수준의 순이익을 거뒀으나 이후 이익규모가 크게 줄었다.
예멘 LNG 가스전 개발 사업은 2015년 예멘 내전으로 가스전 가동이 중단된 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베트남 11-2광구도 2018년 생산 차질로 256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자원개발 사업이 수익이 발생할 때까지의 과정에서 오랜 시간과 큰 자금투자가 요구돼 현대코퍼레이션은 계열분리 이후 새로운 해외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나서지 않고 있다.
◆ 범 현대 계열 매출 의존 여전…연내 신기인터모빌 인수
계열분리가 된 지 5년이 지나도 범 현대 계열과의 사업적 연결고리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 전체 매출에서 범 현대 계열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한다.
최근 현대코퍼레이션은 제조업 분야 기반 확대를 위해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인 신기인터모빌 인수에 나섰다. 사업다각화도 범 현대 계열과의 시너지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신기인터모빌은 1970년 설립된 차량용 플라스틱 부품 전문 생산업체다. 1987년 현대차 협력업체로 등록된 이후 고기능 경량화 플라스틱 부품을 공급해 왔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 5월 신기인터모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올해 안에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그룹체제가 아니라서 투자에 항상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대규모 투자는 리스크가 크다보니 사업부별로 조금씩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월 사명변경 이후 자동차 부품업 등 사업 확장을 점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다"면서 "다만 자원개발은 너무 덩어리가 큰 위험한 사업이라 새롭게 추진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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