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2.5T 엔진 반도체 소자 수급난 3~4개월
싼타페 ECU 소재 공급 지연 최장 5개월
GV80 하만앰프·시트벨트 부품 부족 7개월
"빠른 출고 가능한 차종부터 생산..출고 지연 최소화"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차량용 반도체 공급이 지연되면서 소비자들의 차량 인도도 늦어지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장치부터 엔진 및 변속기 등에 두루 적용되는 만큼, 전차종에 걸쳐 생산이 지연되는 탓이다. 이달 현대자동차를 계약하면 인도까지 3~7개월 걸린다.
12일 현대차에 따르면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해 그랜저와 같은 인기 차종은 계약 후 인도까지 3~4개월 걸리는 등 출고 지연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그랜저와 쏘나타는 2.5 터보 엔진의 반도체 소자 부족에 따라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그랜저는 내장형 카메라의 배터리가 부족해 출고가 1~2주 추가로 지연된다. 또 쏘나타의 경우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 공급이 부족해 최장 2주 동안 인도가 늦어진다.
아반떼N과 코나의 7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계약 후 출고까지 아반떼N은 4~5개월 소요된다. 아반떼와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4개월 걸린다. 코나 하이브리드의 경우 전방 카메라의 반도체 부족으로 최장 7개월 소요된다.
SUV와 RV 차종도 반도체와 일부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 싼타페는 세타3 및 디젤 엔진의 엔진컨트롤유닛(ECU) 소자가 부족해 디젤 모델은 4개월, 가솔린 모델은 5개월 걸린다. 싼타페 하이브리드는 반년 이상 소요된다.
현대차기아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기아> |
이와 함께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는 디젤 모델이 최장 2개월, 가솔린 모델은 1개월 소요되는데, 듀얼 와이드 썬루프를 선택하면 1~2주 더 걸린다. 승합차인 스타리아는 평균 3개월 걸리며 카고5 모델은 반년 소요된다.
제네시스 GV70과 GV80은 12.3인치 클러스터 공급이 부족해 5~7개월 소요되고 있다. GV70의 경우 고성능 사운드 시스템인 하만(Harman) 앰프와 시트벨트 부품이 부족한 이유로 생산이 지연된다. GV80은 2열 컴포트패키지 선택 시 출고가 더 늦어진다. 포터는 디젤 엔진의 ECU 공급이 부족한 탓에 최장 7개월 걸린다.
차량 출고 지연에 현대차는 생산 계획이 반영되면 판매 시스템에 출고예시일을 표출하고 있다. 출고예시일을 통해 소비자에게 예상 출고일을 안내하는 것이다. 다만 반도체 공급 상황이 수시로 달라지는 만큼, 출고예시일도 변동될 수 있다.
현대차와 차량용 반도체 부품을 공유하는 기아도 상황은 비슷하다. 인기 차종인 스포티지 계약 후 4개월 이상 걸려 내년에야 받을 수 있다.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는 반년 이상 소요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번 4분기가 반도체 수급난의 최대 위기로 보고, 부품 재고를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가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빠른 출고가 가능한 차종을 우선 생산하며 차량 출고 지연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달 내수 시장에서 4만3857대 판매해 올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전월 대비 14.1% 감소한 수치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4.6% 줄었다. 같은달 기아도 내수 3만5801대에 그치며 12.7%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0.1% 감소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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