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다양한 삶의 의미를 담은 문자들이 68개의 타이포그래피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재민 예술감독은 15일 서울 서울 중구 봉래동2가에 위치한 문화역서울285에서 열린 '타이포잔치 2021 : 국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거북이와 두루미'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이번 주제가 '문자와 생명'인데 팬데믹 시의성을 염두한 키워드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스튜디오 스파스 '수명' [사진=공진원] 2021.09.15 alice09@newspim.com |
올해로 7회를 맞이한 타이포잔치에서는 '문자와 생명'을 주제로 다룬다. 전시 제목 '거북이와 두루미'는 1970년대 개그프로그램에서 유행한 말로, 인간의 장수를 바라는 문자 80개로 구성된 이름의 일부를 활용해 생명과 문자의 관계를 표현했다.
이날 유정미 조직위원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서 우리가 동양의 문자 문화를 되짚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훈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장은 "글자체만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미술, 공예, 삽화 등을 합해 우리문화를, 디자인을 더욱 풍성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총 네 가지 부문인 기원과 기복, 기록과 선언, 계시와 상상, 존재와 지속으로 이뤄진다. 전시에 참여한 50여개 팀은 문자의 영역을 글자에 국한하지 않고 기호, 사람이나 동물의 얼굴, 그림과 같은 시각언어로 넓혀 타이포그래피 디자인뿐만 아니라 삽화(일러스트레이션), 현대미술, 공예, 사진 등 시각예술 전 분야를 아울러 68개를 제작했다.
전시의 첫 번째 파트인 '기원과 기복'은 생성과 호기심을 테마로 하며, 원초적 바람과 기원에 대한 해석을 담은 작품을 전시한다.
이에 이 감독은 "전시는 오행에서 영감을 받았다. 첫 번째 파트의 첫 번째 챕터는 인간의 원초적인 바람을 각국의 문자와다양한 메타포의 이미지를 활용했다. 두 번째 캡터는 '홈 스위트 홈'이 소제목이며, 집 안에 두는 행복의 사물들을 재해석했다"며 "마지막 챕터는 인터넷 대화창에서 주고받는 덕담 메시지에서 영감을 받아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이미주 '여래신장'&엘모 '삶/사랑' [사진=공진원] 2021.09.15 alice09@newspim.com |
두 번째 파트 '기록과 선언'은 분열과 결실, 열정과 직관 테마로 동시대의 화두에 대한 세심한 관찰과 깊은 성찰을 담았다.
이재민 감독은 "두 번째 파트는 깊은 성찰이나 세심한 관찰을 담았다. 첫 번째 챕터는 '말하는 그림'이 소제목으로 인권, 젠더이슈, 펜데믹 등의 이슈들을 글을 쓰는 작가들과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이 서로 주고받는 대화를 전시로 풀었다"고 말했다.
두 번째 전시부문에서는 장한나 작가가 환경문제를 관찰하며 작업한 '뉴 락 표본 2017-2021'도 전시된다. 환경과 관련된문제들을 고발로 보지 않고 미적 연구 또는 관찰 대상으로 설정해 새로운 전시작품을 만들었다.
'계시와 상상'을 담은 세 번째 파트는 응축과 지략을 테마로 했으며 미디어적 상징과 미래적 상상을 이야기하는 다양한매체와 장르의 작품을 전시한다.
마지막인 '존재와 지속'에는 조화과 균형을 테마로 잡았다. 이 곳에서는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항상성을 보여준 작가들이문자와 생명이라는 주제를 가장 심도있게 표현했으며, '타이포잔치 2021'의 주요 작품들이 전시된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장한나 작가의 '뉴모픽락2020' [사진=공진원] 2021.09.15 alice09@newspim.com |
이 감독은 "마지막 파트는 오행의 속성 중 '흙'에서 영감을 받았다. 중간중간 균형을 잡아주는 것이 흙인데, 전시장 곳곳에서 세 챕터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자 이번 전시의 메인작품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타이포잔치'에서 '문자'를 가지고 전시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슈퍼 텍스트(SUPER TEXT)'가 첫 시작이었다. 이전 전시들은 이야기하고자하는 바가 뚜렷하지 않았다면, 이번엔 조금 다르다.
이재민 감독은 "전시를 쉽게 구성하려고 노력을 하긴 했다. '타이포잔치'라는 행사가 구조가 특이해서 글자를 위한 전시도 아니고, 시각예술을 아우르는데 중간에 문자가 있게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시 이름이 '잔치'라 조금 더 열려있는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 '타이포그래피 잔치'라고 생각했을 때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지점이 '내가 읽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있는가' 이것이 1순위이었다"며 "전시를 동양적인 접근에서한 것과 더불어 우리가 친숙하게 느끼는 주제와 거북이와 두루미라는 해학적인 이름으로 전시장을 조금 더 가볍게 들를수 있게 하려고 했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해석이 필요한 작품과 쉽게 읽히는 작품이 분배돼 있다. 그 안에서다양한 의미를 찾는, 그리고 의미가 발견되는 재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이포잔치-거북이와 두루미'는 문자와 생명에 대해 담은 만큼, 보는 각도에 따라 읽히는 문자들이 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생명도서관'2021.09.15 alice09@newspim.com |
그 중 이번 전시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자 네 번째 파트 '존재와 지속' 파트의 전시인 이미주의 '여래신장'과 엘모의 '삶/사랑'도 문자들이 숨어있다. 이 작품은 각도에 따라 그림도 달라져 다채로운 시각으로 그림을 관람할 수 있다.
또 '너의 이름은' 작품은 플라스틱과 나무 등을 사용해 문자를 만들어냈다. 서 있는 지점에 따라 보이는 글자를 확인하는것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타이포잔치는 국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비대면 전시와 연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번 전시에서 다루지 못한 이야기들을 만나볼 수 있는 '온라인 토크'는 오는 25일부터 내달 9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된다. 또 한글날(10월 9일) 특집에서는 네이버문화재단과 안그라픽스 타이포그라피연구소 등이 '타이포잔치2021'의 공식 서체인 네이버 '마루부리' 글꼴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한편 '타이포잔치 2021: 거북이와 두루미'는 내달 17일까지 문화역서울284에서 개최된다.
alice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