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2위 배터리 업체 화재 논란
中 LFP 배터리도 안전성에 빨간불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최근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서 잇달아 화재가 발생하면서 시장 성장성에 대한 기대보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1·2위 배터리 업체들이 화재 논란에 휩싸이면서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지난 8일(현지시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근교 도시인 홀멘에서 충전 중인 푸조 e-208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차량에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1위 업체인 중국 CATL이 공급하는 NCM811(니켈 80%·코발트 10%·망간 10%) 배터리가 탑재된다. 작년에도 CATL의 NCM811 배터리가 탑재된 광저우기차(GAC)의 전기차 '아이온S(AionS)'에서 세 차례 화재가 발생한 적이 있다.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 2위인 LG에너지솔루션도 배터리 화재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자사의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EV와 제너럴모터스(GM) 볼트EV에서 화재가 발생해 리콜 조치를 단행하기로 했다.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한국 업체가 주력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는 이유로 채택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보고서 등에 따르면 중국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E5 순수 전기차 등에서 지난해 세 차례 화재 발생했다. 지난달에도 BYD 배터리 탑재 차량의 화재 사고가 일부 보고돼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배터리 업계에서는 아직 전기차 시장 초기인 만큼 화재 사고를 급격하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여기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불안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사태가 지속되면 결국 전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잇단 화재에 배터리 안전성이 배터리 업체들의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국내 배터리 3사는 화재 위험성이 적은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LG에너지솔루션은 2027년 이후, SK이노베이션 2030년 이전으로 각각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를 세웠다.
전고체 배터리는 폭발 가능성이 있는 전해액을 고체로 전환해 불에 타지 않으면서 기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어 '꿈의 배터리'라고도 불린다.
다만 아직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소재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꿀 때 이온전도가 낮아지는 현상 등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과제들이 있어 상용화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
글로벌 전기차의 화재가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기술 한계 극복이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사들이 성장통을 딛고 배터리 안전성 개선에 속도를 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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