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신약 파이프라인 및 콜드체인 갖춘 백신유통사업 확보
지트리비앤티뿐 아니라 에이치엘비, 에이치엘비제약 수혜 기대
[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이 지트리비앤티 인수에 나서며 그룹 내 수혜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자금 실탄을 확보하게 된 지트리비앤티 뿐만 아니라 신약 파이프라인과 백신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까지 확보하게 된 에이치엘비·에이치엘비제약 등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2분 현재 지트리비앤티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91% 오른 1만7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공시를 통해 넥스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에이치엘비 그룹 내 6개사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참여한다고 밝히면서 투심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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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지트리비앤티의 최근 1년 새 주가 변동 현황. 2021.09.14 zunii@newspim.com [사진=네이버금융 캡처] |
지트리비앤티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교모세포종(GBM) 치료제, 소아희귀질환 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는 바이오텍이다. 안구건조증 치료제(RGN-259)의 경우 미국 임상 3상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Pre-BLA(Biologics License Application, 바이오의약품 허가 신청서) 미팅을 준비하고 있다.
신약개발 외에 백신유통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백신유통에 반드시 필요한 콜드체인을 확보하고 있으며,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얀센, 화이자 백신 등에 대한 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지트리비앤티는 지난 3월 RGN-259의 미국 임상 3상 주요 결과(톱 라인)를 발표했는데 1차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급락한 바 있다. 시가총액이 1조 원 규모에서 2000억 원대로 크게 하락하면서 자금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주주연대와 분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의 400억 원 규모 유상증자 참여와 재무적 투자자들의 550억 원 규모 전환사채(CB) 참여로 총 950억 원의 실탄을 확보하게 됐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지트리비앤티는 최대주주 관련 불확실성 제거와 함께 자금수혈을 받으며 신약개발이 다시 탄력 받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낙폭이 컸던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증자에는 에이치엘비, 넥스트사이언스, 에이치엘비제약, 에이치엘비셀, 에이치엘비인베스트먼트 등 그룹사 6개 법인이 참여한다. 오는 10월 29일로 예정된 지트리비앤티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에이치엘비 측 추천 임원이 선임될 전망이다.
에이치엘비 컨소시엄 측은 "지트리비앤티는 소액주주연대가 회사를 상대로 분쟁 중에 있기에 주총에서 에이치엘비측 경영진이 선임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자금부족으로 신약개발에 어려움을 겪은 것은 본 지트리비앤티 주주 입장에서는 에이치엘비 컨소시엄의 인수 및 대규모 투자를 거절할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무리 없이 진행될 것으로도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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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에이치엘비] |
에이치엘비 측은 이번 인수 딜로 에이치엘비와 에이치엘비제약 등도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에이치엘비는 우선 50억 원 투자로 FDA와 Pre-BLA를 준비중인 안구건조증 치료제, 희귀의약품에 지정된 교모세포종 치료제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게 된다. 특히 미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친 파이프라인을 추가한 것만으로도 경제적인 딜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백신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 확보도 주목받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지난 달 베트남 제약사 나노젠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기술과 글로벌 권리를 확보한 바 있다. 이에 향후 백신 유통을 위한 콜드체인 확보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에이치엘비와 지트리비앤티의 미국 자회사 간 시너지도 기대된다. 에이치엘비는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이뮤노믹', 투자회사 '베리스모'를 통해 각종 고형암과 혈액암 등에 대한 항암신약을 개발 중이다. 지트리비앤티 역시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와 '오블라토'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어 상호 인적·기술적 협업 가능성이 열렸다.
회사 측은 에이치엘비제약도 숨은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에이치엘비 주도 하에 신약파이프라인이 확보되면 될수록 생산을 전담할 에이치엘비제약의 미래가치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