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선 동국제약이 선두...중국 시장 진출 속도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제약업계가 '더마 코스메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짧은 기간 내에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데다, 글로벌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큰 탓이다. 더마 코스메틱은 '피부과학(dermatology)'과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저자극성 제품을 뜻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이 더마 코스메틱 사업 비중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신약 개발과 달리 비교적 단기간 내에 개발·생산이 가능한 점이 이점으로 작용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신약 연구 개발엔 통상 10년 정도가 걸리고, 성공 확률도 10% 미만"이라며 "이에 비해 훨씬 빠르게 개발할 수 있고, 브랜드와 마케팅만 하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글로벌 시장 잠재력도 크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P&S인텔리전스에 의하면 전 세계 더마 코스메틱 시장은 2025년 93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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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제약업계에서는 동국제약이 일찌감치 더마 코스메틱 시장에 뛰어들었다. 앞서 동국제약은 지난 2015년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를 출시했다. 동국제약의 대표 제품인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성분을 제품에 활용하고 제품명에도 '마데카'를 넣었다. 센텔리안24는 '마데카크림', '마데카 선에센스' 등의 제품으로 구성됐다.
실제 동국제약의 매출은 센텔리안24 출시한 뒤 꾸준히 상승했다. 동국제약의 매출은 ▲2016년 매출 3097억원 ▲2017년 매출 3548억원 ▲2018년 매출 4008억원 ▲2019년 매출 4823억원 ▲2020년 매출 5591억원 등이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비중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업계에선 센텔리안24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제약업계에서 화장품 분야 선두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동국제약은 국내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2분기부터 주요 제품에 대해 중국 위생허가 절차 진행하고, 티몰·징둥·샤홍수 등 현지 온라인 플랫폼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또 현지 200여개의 점포에 입점이 완료된 상태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제약회사가 제약 원료로 만든 리얼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위상을 확립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중국이 거대한 시장이나 시장 조건, 인허가 제도, 소비자 기호가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성장을 위해 단기적 매출 증대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다른 제약사들도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를 출시하고, 국내 입지를 다지는 동시에 해외 진출을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휴젤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웰라쥬'는 국내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웰라쥬는 휴젤이 2018년 기술력과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출시한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다. 출시 이후 3년 연속 한국소비자포럼이 주관하는 올해 브랜드 대상에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지난 7월 말 신제품인 '리얼 시카 카밍 95 크림'과 '리얼 시카 카밍 빅 엠보 토너패드' 2종 선보인 뒤에 올리브영과 홈쇼핑 채널 모두 전년 대비 두자릿 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홈쇼핑의 경우 지난해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해외 뷰티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6월 일본 3대 버라이어티 스토어 '플라자' 주요 매장 60여곳에 입점을 완료했으며 일본 도쿄와 시부야에 팝업스토어도 오픈했다.
휴젤 관계자는 "해외는 일본과 동남아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략하고 있다"며 " 중화권에서는 병의원전문브랜드 '피알포'를 필두로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와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을 공략해 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동아제약도 지난 2019년 출시한 '파티온'의 해외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12월 중국 위생허가를 비롯해 해외 주요 인증을 확보했다. 파티온의 주요 제품은 피부 흉터 치료제 '노스카나겔'의 성분을 바탕으로 한 '노스캄 리페어 겔 크림', 마이크로 바이옴을 활용한 '아쿠아 바이옴' 등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약을 만드는 기술과 연구력이 기반이 된 제야사들이 만드는 화장품이라는 것만으로도 소비자의 신뢰도가 올라간다"며 "더마 코스메틱으로 발생한 매출을 연구개발에 사용할 수 있어 새로운 사업 모델로 영역을 확장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kmkim@newspim.com